골목 세 갈래에 담긴 바자르
레예스 카톨리코스 거리 12번지에서 옆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길이 어깨너비만큼 좁아집니다. 말굽 모양 아치 안쪽으로는 빨강, 금색, 파랑 회반죽 장식을 칠한 가게 정면이 들어차 있습니다. 구멍을 뚫은 황동과 색유리로 만든 등이 워낙 낮게 매달려 있어서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야 할 정도입니다.
이름은 귀중품을 사고팔던 담장 두른 시장을 뜻하는 아랍어 *알카이사리야(al-qaysariyya)*에서 유래했습니다. 나스르 왕조의 술탄들이 다스리던 시절에는 이곳이 그라나다의 비단 거래소였습니다. 가게가 200곳 남짓 모여 있었고, 밤이 되면 구역 전체의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1843년에 일어난 화재로 모두 불타 버렸습니다. 지금 걷게 되는 거리는 그 뒤 신무어 양식으로 규모를 줄여 다시 지은 것으로, 대성당과 사카틴 거리(Calle Zacatín) 사이에 골목 몇 갈래가 비집고 들어앉아 있습니다.
문틀마다 걸린 물건들
가게마다 물건이 바깥까지 쏟아져 나와 벽을 타고 올라갑니다. 주로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 타라세아: 뼈와 나무 조각을 기하학적인 별무늬로 박아 넣은 상자와 체스판, 쟁반입니다. 나스르 왕조 시대에 뿌리를 둔 그라나다의 전통 공예입니다.
- 파할라우사풍 도자기: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석류 무늬 등을 그려 넣은 접시들입니다.
- 등: 황동과 유리로 만든 등으로, 여행 가방에 넣기 좋게 납작하게 분해해서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직물과 가죽 제품: 스카프와 슬리퍼, 가방, 푸프 등이 있습니다.
이런 물건 가운데 상당수는 수입품이고, 그라나다에서 만든 것은 일부입니다. ‘현지 제품’이라는 말만 믿고 값을 치르기 전에 물건을 뒤집어 확인해 보고 어디서 만들었는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흥정 요령과 골목 다니는 법
골목은 공공 도로라서 시간과 상관없이 늘 열려 있습니다. 다만 가게마다 영업시간이 따로 있으니, 쇼핑이 목적이라면 낮에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밤에는 아치 아래가 고요해지고, 상품에 가려지지 않은 회반죽 장식을 한결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가격은 대체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큰 물건을 사거나 여러 점을 한꺼번에 살 때는 정중하게 흥정해 볼 만합니다. 하지만 모로코의 수크와는 분위기가 다르니 깎아 달라는 금액은 적당한 선에서 제시하십시오.
- 카드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받습니다. 자잘한 기념품을 살 때를 대비해 현금도 조금 챙기시면 좋습니다.
- 공간이 무척 비좁습니다. 배낭은 앞으로 메고 멈추지 말고 계속 걸으십시오. 잠시 서야 할 때는 골목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게 문 앞으로 비켜서시기 바랍니다.
- 사진은 아치를 찍는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다만 가게 진열대를 가까이에서 찍으려면 먼저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십시오.
천천히 한 바퀴만 돌아도 구역 전체를 다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옆 왕실 예배당에서 단체 관광객이 쏟아져 나오면 골목이 금세 붐빕니다. 그럴 때는 사카틴 거리로 잠깐 물러나 있다가 무리가 지나간 뒤에 다시 들어가시면 됩니다.
산책 코스로 엮어 보기
알카이세리아는 그라나다 중심가를 잇는 길목에 있어서 짧은 순환 코스의 한 지점으로 넣기 좋습니다.
- 왕실 예배당과 대성당: 모퉁이만 돌면 나오는 오피시오스 거리(Calle Oficios)에 있습니다. 예배당에는 페르난도 국왕과 이사벨 여왕이 잠들어 있습니다.
- 마드라사 궁전(Palacio de la Madraza): 오피시오스 거리 건너편에 있는 나스르 왕조 시대의 대학으로, 복원된 기도실을 볼 수 있습니다.
- 코랄 델 카르본: 레예스 카톨리코스 거리 건너편에 있는 14세기 상인 숙소입니다. 나스르 왕조 시대의 공공건물 가운데 그라나다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곳입니다.
- 비브람블라 광장: 서쪽으로 1분만 가면 나옵니다. 꽃 노점과 카페 테라스가 광장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 누에바 광장(Plaza Nueva): 레예스 카톨리코스 거리를 따라 5분쯤 올라가면 닿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빨간색 소형 C 노선 버스를 타면 알바이신과 알람브라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에서 오신다면 그라나다 메트로 1호선을 타고 레코히다스(Recogidas)역에서 내리십시오. 역에서 이곳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립니다. 중심가나 알바이신에 묵는 여행자라면 대부분 그냥 걸어서 내려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알카이세리아는 그라나다의 정확히 어디에 있나요?
센트로 지구에 있으며, 레예스 카톨리코스 거리 12번지 쪽에서 들어가시면 됩니다. 골목들은 대성당과 왕실 예배당이 있는 쪽에서 사카틴 거리 쪽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비브람블라 광장에서는 1분 거리입니다.
알카이세리아는 밤에도 들어갈 수 있나요?
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골목이 공공 도로라서 24시간 개방되는 곳으로 안내되어 있으니 언제든 지나가실 수 있습니다. 다만 상점들은 저마다 영업시간이 다르므로, 물건을 사실 생각이라면 낮에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시간을 잡아야 하나요?
구경하며 천천히 걸으면 20–40분 정도면 골목을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왕실 예배당과 마드라사, 코랄 델 카르본까지 함께 들르면 중심가를 도는 2시간짜리 산책 코스가 됩니다.
가게에서 흥정할 수 있나요?
대부분 가격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큰 물건을 사거나 여러 점을 함께 살 때는 정중하게 조금 깎아 달라고 해 볼 만합니다. 그래도 북아프리카의 수크에 비하면 흥정하는 분위기가 훨씬 덜합니다.
어떤 물건을 사면 좋을까요?
나무를 상감 기법으로 장식한 상자나 판인 타라세아, 그라나다 양식의 도자기, 황동과 유리로 만든 등을 눈여겨보십시오. 상품 상당수가 수입품이므로 진짜 현지에서 만든 물건을 원하신다면 어디서 만들었는지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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