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밑을 통째로 파낸 도시
입구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벨레디예 거리(Belediye Caddesi) 끝자락의 언덕 비탈에 낮은 출입구 하나가 나 있을 뿐이고, 그 앞길에는 양탄자와 인형, 오닉스 장신구를 파는 기념품 노점이 줄지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을 지나는 순간 부드러운 화산 응회암이 사방에서 몸을 감싸 옵니다. 연하게 우린 차 같은 빛깔의 벽은 손을 대면 서늘하고, 누군가 이곳을 파 들어간 연장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누가 처음 이곳을 팠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가장 오래된 방들은 기원전 1천 년기의 프리기아인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시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비잔틴 시대로, 당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아랍의 약탈을 피해 땅속으로 숨어들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카파도키아의 그리스인들은 1923년 인구 교환 때까지도 이 터널을 저장고로 썼습니다. 일반에 공개된 것은 1964년입니다.
네 개 층을 내려가며 만나는 것들
알려진 층은 모두 여덟 개이며, 이 가운데 네 개 층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공개 구역은 화살표를 따라 한 방향으로 도는 순환 동선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천장이 낮아져서, 몇몇 구간에서는 보통 키의 사람도 허리를 거의 반으로 접다시피 해야 합니다.
동선을 따라가면 다음과 같은 공간을 지나게 됩니다.
- 지표 가까이에서 가축을 기르던 위층의 마구간
- 신랑 하나에 벽을 깎아 만든 돌 벤치가 놓인 작은 교회
- 아직도 그을음으로 천장이 새까맣고, 바닥에 조리용 항아리를 놓던 홈이 파인 부엌
- 바위를 그대로 깎아 수조를 만든 포도주 압착장과 아마씨 압착장
- 안쪽에서 굴려 통로를 막던 맷돌 모양의 둥근 돌문
- 모든 층을 관통해 내려가며 수천 명이 이 지하에서 숨 쉴 수 있게 해 준 환기구
굴림 돌문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문 뒤의 틈이 얼마나 좁은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한 층을 통째로 봉쇄할 수 있었고, 바깥의 침입자는 뚫고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이 도시 전체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지하에서 단체 관광버스를 피하는 법
이곳은 카파도키아에서 손꼽히게 붐비는 명소이고, 지하에서는 인파가 몸으로 직접 느껴집니다. 통로는 한 번에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아서, 맞은편에서 마흔 명쯤 되는 단체가 오면 모두 벽에 몸을 붙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한산한 때는 평일이며, 운영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내내 비교적 여유롭습니다. 주말은 사정이 다릅니다. 대형 일일 투어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몰려오므로 이 시간대는 피하십시오. 오전 8:00 개장에 맞춰 가거나 오후 5시 이후(폐장은 오후 7:15)에 가면 방 하나를 혼자 차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터널에서 정체를 만들지 않으려면
지하에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지키는 규칙이 있습니다. 방문객과 가이드가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화살표 방향대로 이동하십시오. 동선이 일방통행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좁은 통로에서 되돌아가면 뒤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멈춰 서게 됩니다.
- 단체가 지나갈 때는 옆방으로 비켜서 주십시오. 복도에서 억지로 비집고 지나가려 해서는 안 됩니다.
- 휴대전화로 손에 들고 찍는 사진은 괜찮습니다. 다만 계단 아래에 멈춰 서서 찍지는 마십시오. 사진은 방 안에서 찍는 것이 좋습니다.
- 얇은 겉옷을 챙기십시오. 지상이 푹푹 찌는 8월에도 바위 속은 일 년 내내 서늘합니다.
- 미끄럼 방지가 되는 신발을 신으십시오. 계단은 수백 년 동안 닳아 반들반들하고 높이도 고르지 않습니다.
입장권은 입구 옆 매표소에서 판매하며, 현재 요금은 매표소와 튀르키예 박물관 공식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뮤지엄 패스 카파도키아도 사용할 수 있으니, 여러 명소를 둘러볼 계획이라면 가기 전에 개별 입장권 가격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좁은 공간에서 불안감을 느끼신다면 위쪽 두 개 층은 넉넉한 편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고민해 볼 곳은 가장 깊은 구간인데, 출구 표지판을 따라 일찍 나오면 이 구간은 건너뛸 수 있습니다.
카이마클르 가는 길
카이마클르는 네브셰히르에서 니이데(Niğde) 방면으로 남쪽으로 뻗은 간선도로 위에 있습니다. 괴레메(Göreme)에서는 차로 30분 남짓 걸립니다. 입구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고, 기념품 노점 거리도 그 옆에 이어집니다.
차가 없다면 네브셰히르 버스 터미널에서 미니버스(돌무쉬, dolmuş)를 타십시오. 데린쿠유(Derinkuyu)행 미니버스가 카이마클르를 거쳐 갑니다. 괴레메에서 출발하는 ‘그린 투어(Green Tour)’ 일일 투어는 대부분 카이마클르와 데린쿠유 중 한 곳을 방문합니다. 원하는 곳이 따로 있다면 예약하기 전에 어��� 쪽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데린쿠유와 함께 둘러보기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같은 도로를 따라 약 9km 더 내려간 곳에 있습니다. 데린쿠유는 더 깊고 방도 더 큰 반면, 카이마클르는 통로가 좁고 공간이 촘촘하게 들어차 있어 두 곳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두 도시가 터널로 이어져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전해지지만, 그 구간은 한 번도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카이마클르를 제대로 걸어서 둘러보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 잡으십시오. 두 지하도시를 모두 보더라도 오전이나 오후 반나절이면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 혼잡 시간대에는 두 곳 중 덜 붐비는 쪽을 둘러보시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카이마클르 지하도시를 가장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는 때는 언제입니까?
평일에는 운영 시간(오전 8시~오후 7시) 내내 비교적 한산합니다. 주말에는 단체 관광객이 좁은 통로로 몰려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장 시각인 오전 8:00에 맞춰 가거나 오후 5시 이후에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요일과 관계없이 매일 오전 8:00부터 오후 7:15까지 문을 엽니다.
관람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공개된 네 개 층을 표지판이 안내하는 일방통행 동선을 따라 걸으면 대부분 4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남쪽으로 약 9km 떨어진 데린쿠유까지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면 시간을 더 넉넉히 잡으십시오.
차 없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브셰히르 버스 터미널에서 데린쿠유행 미니버스(돌무쉬)를 타면 카이마클르에 정차합니다. 괴레메에서 출발하는 그린 투어에 참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부분 카이마클르를 방문하지만 데린쿠유로 가는 투어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좁은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도 관람할 수 있습니까?
위쪽 층은 꽤 넓은 편입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통로 천장이 낮아져 몸을 숙여야 합니다. 좁은 곳에서 불안감을 느끼신다면 출구 표지판을 따라 일찍 빠져나와 가장 깊은 구간을 건너뛰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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