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파크 속 작은 일본
노르트파크(Nordpark)는 너른 잔디밭과 곧게 뻗은 선이 인상적인 공원입니다. 길게 이어진 잔디 축과 라인강 쪽으로 늘어선 분수가 대규모 정형식 정원의 면모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일본 정원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모든 것이 갑자기 아담해집니다. 길은 좁아지면서 굽이지기 시작하고, 시야는 물을 중심으로 오밀조밀하게 좁혀집니다.
이 정원은 조경가 이와키 이시구로가 설계했습니다. 물고기가 노니는 연못과 흐르는 물을 중심으로 짜여 있으며,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도록 나무와 풀을 가장자리 가까이에 심었습니다. 석등과 물 위에 놓인 작은 다리, 수면 아래에서 느긋하게 헤엄치는 비단잉어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뒤셀도르프의 녹지 가운데 리뷰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만큼 사람이 무척 많이 몰립니다. 인기 명소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방문 시간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뒤셀도르프에 일본 정원이 생긴 까닭
뒤셀도르프에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일본인 사회가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수십 년째 이곳에 유럽 본부를 두어 왔고, 그에 맞춰 일본인 학교와 상점, 식당도 자리 잡았습니다. 정원은 바로 이런 인연에서 탄생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일본인 사회가 도시에 선물한 것입니다.
이 배경을 알고 나면 정원이 달리 보입니다. 테마파크처럼 흉내 내어 만든 곳이 아니라 도시에 감사의 뜻을 전하려고 조성한 곳이기에 정성 들여 꾸몄고, 지금도 같은 정성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뒤셀도르프의 ‘리틀 도쿄’로 불리는 이머만슈트라세(Immermannstraße)에서 이미 맛집 순례를 하셨다면, 이곳에서는 같은 이야기의 한층 고요한 면을 만나게 됩니다.
물을 읽는 법
정원의 핵심은 연못이니 천천히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식 회유 정원은 순서대로 감상하도록 설계됩니다. 길이 꺾일 때마다 돌과 물, 다듬은 나무가 새로운 구도로 펼쳐지는데, 서둘러 돌면 그 묘미가 사라지고 그저 ‘예쁜 연못’으로만 남습니다.
걸으면서 눈여겨볼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비단잉어. 다리 밑 그늘을 들락날락하며 떠다닙니다. 물가에 1~2분쯤 가만히 서 있으면 가까이 다가오곤 합니다.
- 석등. 길을 지나며 마주치는 곳뿐 아니라 연못 건너편에서도 눈에 띄는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 흐르는 물. 물이 떨어지거나 돌 위로 흐르는 구간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 연못의 잔잔한 부분과 견주어 보세요.
- 차경(借景). 군데군데 정원 뒤로 노르트파크의 나무들이 솟아 있는데, 설계에서는 이 나무들을 배경의 일부로 끌어들였습니다.
가을이면 단풍나무를 비롯한 낙엽수가 상록수 사이에서 물들어 사진가들이 가장 많이 노리는 계절이 됩니다. 봄에는 싱그러운 신록과 꽃나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돌과 다리, 연못의 선 같은 정원의 뼈대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주말 인파를 피하는 요령
여기서 눈여겨볼 수치는 하나뿐입니다. 주말에는 11am부터 7pm까지가 가장 붐빕니다. 결국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하루 대부분 좁은 길과 다리가 사람들로 가득 차고, 다른 사람이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줄을 서야 합니다.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면 11am 전에 도착하세요. 연못에 비치는 이른 아침 햇살이 한낮의 강한 볕보다 사진도 훨씬 곱게 나옵니다. 평일의 한적한 시간대는 실측 자료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런 정원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바쁜 평일이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보다 대체로 한산한 편입니다.
운영 시간은 연중무휴 24시간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물가와 울퉁불퉁한 돌 가장자리가 많은 정원이니 해가 있을 때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길과 연못의 경계가 제대로 보이는 시간에 오세요.
정원을 해치지 않고 걷는 법
이곳은 눈으로 감상하도록 만든 정원이라 방문객들도 그에 맞게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함께 지켜 주시면 모두가 더 즐겁게 머물 수 있습니다.
- 길로만 다니세요. 이끼와 잔디 가장자리, 물가의 돌은 앉는 자리나 지름길이 아니라 설계의 일부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그 위에 올라서면 금세 따가운 눈총을 받습니다.
- 목소리를 낮추세요. 잔잔한 수면 위로는 소리가 멀리 퍼집니다. 독일 사람들은 원래 공원에서 조용한 편이지만, 이곳에서는 더더욱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 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허용한다는 안내판이 있을 때만 괜찮습니다. 빵은 물고기에게 해롭습니다.
- 사진 찍는 사람에게 잠깐 여유를 주세요. 다리는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 명소입니다. 보통 차례대로 찍으니 순서를 기다렸다가 찍고 나면 자리를 비켜 주세요.
- 피크닉은 노르트파크에서 즐기세요. 돗자리는 정원 밖 넓은 잔디밭에 펴고, 정원 안은 산책하는 공간으로 남겨 두세요.
노르트파크는 공공 공원이며, 운영 시간 안내에도 매표소에 관한 언급은 없습니다. 이 부분이 바뀌면 입구에 규정이 게시될 것입니다.
노르트파크 가는 길
지하철(U-Bahn)을 이용하세요. U78호선과 U79호선이 노르트파크/아쿠아추(Nordpark/Aquazoo)역에 서며, 역에서 공원 안까지 몇 분만 걸으면 됩니다. U78호선은 박람회장인 메세 뒤셀도르프(Messe Düsseldorf)까지 이어지므로, 박람회 일정으로 뒤셀도르프를 찾았다면 잠시 머리를 식히러 들르기에도 좋습니다.
지도 검색용 주소는 Kaiserswerther Str. 380, 40474 Düsseldorf입니다. 도심과 공항 사이, 도시 북부 지역에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신다면 라인강 강변길을 따라가면 근처까지 닿습니다.
한 바퀴만 돈다면 30분, 앉아서 물을 바라보며 쉬고 싶다면 1시간 정도 잡으세요. 노르트파크의 나머지 구역까지 걸을 생각이라면 시간을 더 넉넉히 두시기 바랍니다.
반나절 코스로 즐기기
정원 자체는 아담하니 주변 명소와 묶어 둘러보세요. 같은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는 아쿠아추 뢰베케 박물관(Aquazoo Löbbecke Museum)은 수족관과 자연사 박물관을 겸한 곳으로, 가족 여행객이나 비 오는 날에 잘 맞습니다.
노르트파크의 정형식 잔디밭과 분수도 그 자체로 걸어 볼 만하며,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라인강이 나옵니다. 일본 테마를 이어 가고 싶다면 도심으로 돌아가 이머만슈트라세 근처에서 저녁을 드세요. 초여름에 뒤셀도르프에 머무신다면 라인강 둑에서 열리는 대규모 일본 축제인 ‘일본의 날(Japan-Tag)’ 일정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뒤셀도르프 일본 정원은 어떻게 가나요?
지하철 U78호선이나 U79호선을 타고 노르트파크/아쿠아추(Nordpark/Aquazoo)역에서 내립니다. 역에서 노르트파크 안으로 몇 분만 걸어 들어가면 됩니다. 주소는 Kaiserswerther Str. 380, 40474 Düsseldorf입니다.
가장 한적한 시간은 언제인가요?
실측 자료가 있는 것은 붐비는 시간대뿐인데, 주말 11am부터 7pm까지입니다. 이 시간대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주말에 가신다면 11am 전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낫습니다.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으면 되나요?
정원을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30~60분이 걸립니다. 노르트파크를 산책하거나 바로 옆 아쿠아추 뢰베케 박물관(Aquazoo Löbbecke Museum)까지 둘러볼 생각이라면 한두 시간을 더 잡으세요.
정원은 매일 문을 여나요?
네. 일주일 내내 24시간 개방하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다만 산책로가 물가 바로 옆으로 나 있어서 해가 있을 때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느 계절에 가는 것이 가장 좋나요?
단풍을 보려면 가을, 싱그러운 신록과 꽃나무를 보려면 봄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석조물과 연못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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