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들어서는 길목의 죽은 자들의 도시
히에라폴리스 사람들은 도시로 들어오는 길가에 망자를 묻었습니다. 그래서 북쪽에서 오는 사람은 성문에 닿기 전에 반드시 무덤 사이를 지나야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북문 입구로 들어오면 옛사람들과 똑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네크로폴리스는 이 진입로를 따라 약 2km에 걸쳐 펼쳐져 있습니다. 기록된 무덤만 1,000기를 훌쩍 넘어 아나톨리아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고대 묘지입니다. 그런데도 방문객 대부분은 남문에서 셔틀을 타거나 파묵칼레 마을에서 하얀 석회붕을 걸어 올라오기 때문에 유적지의 이쪽 끝까지는 오지 않습니다. 이곳이 거의 텅 빈 듯 한적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걸으며 만나게 되는 것들
메마르고 울퉁불퉁한 땅에는 덤불이 자라고 회색 석회암 덩어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길 양옆으로 무덤이 늘어서 있으며, 걸어갈수록 무덤 양식이 달라집니다.
- 봉분(투물루스): 아래쪽에 작은 출입구가 난 낮고 둥근 흙무덤으로,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형태입니다.
- 석관: 계단식 받침대 위에 놓인 돌관입니다. 지붕처럼 경사진 뚜껑이 비뚤어진 채 그대로 얹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집 모양 무덤: 정면에 박공을 올린 작은 직사각형 건물로, 가족 전체를 위해 지었습니다.
- 헤로온과 대형 무덤: 도시의 부유층을 위해 세운 규모가 큰 구조물입니다.
금이 가거나 자리가 어긋난 뚜껑이 많습니다. 상당 부분은 지진 때문이고, 수백 년에 걸친 도굴도 한몫했습니다. 온천수가 흘러 돌 위에 칼슘이 쌓이면서 하얀 껍질이 생긴 석관도 있습니다. 아래쪽의 석회붕을 만든 것과 똑같은 현상입니다.
무덤 정면에 새겨진 그리스어 비문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상인 플라비우스 제욱시스의 묘비명으로, 그가 말레아곶을 돌아 이탈리아까지 72번 항해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그의 무덤은 네크로폴리스에서 도시 쪽 끝, 프론티누스 문 가까이에 있습니다.
북문을 제대로 활용하는 법
어느 입구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동선이 정해집니다. 카라하이트 방면의 북문(Kuzey Kapı)으로 들어가면 길이 곧장 네크로폴리스를 관통합니다. 이어서 로마 목욕장 겸 바실리카를 지나면 아치가 세 개인 프론티누스 문에 닿습니다. 이 문을 지나면 열주가 늘어선 도시의 중심 대로가 시작됩니다.
추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네크로폴리스를 남쪽으로 걸으며 무덤을 여유 있게 둘러봅니다.
- 프론티누스 문을 지나 프론티누스 거리를 따라갑니다.
- 체력이 남아 있다면 극장과 성 빌립 순교 기념당까지 올라갑니다.
- 남쪽 끝의 고대 수영장과 석회붕에서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한 방향으로만 몇 킬로미터를 걷는 코스이니 어디로 나갈지도 미리 생각해 두셔야 합니다. 택시나 미니버스로 북문에 도착했다면 석회붕 쪽으로 내려가 파묵칼레 마을로 나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왔던 길을 되돌아 걷지 않아도 됩니다.
무덤을 훼손하지 않고 감상하기
무덤 사이를 자유롭게 걸을 수는 있지만 올라가도 되는 곳은 아닙니다. 석관 뚜껑이나 집 모양 무덤 지붕에는 올라가지 마십시오. 수백 년 동안 지진을 겪으면서 돌에 금이 가고 헐거워진 조각이 많습니다. 열린 무덤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괜찮지만, 손을 넣어 돌을 옮겨서는 안 됩니다.
알아 두면 좋은 실용 팁입니다.
- 신발: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신발을 신으십시오. 맨발 규정은 네크로폴리스가 아니라 석회붕에서만 적용됩니다.
- 물: 직접 챙겨 오셔야 합니다. 묘지 길에는 그늘이 거의 없어서 맨 석회암 위를 걷는 여름 오후는 상당히 고됩니다.
- 입장권: 히에라폴리스–파묵칼레 입장권 한 장으로 네크로폴리스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요금은 매표소에서 내며, 현재 요금도 그곳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고대 수영장은 별도 요금입니다.
- 뮤지엄 패스: 뮤지엄 패스 튀르키예를 가지고 계시다면 표를 사기 전에 이곳에서도 쓸 수 있는지 매표소에 먼저 물어보십시오.
묘지를 거의 혼자 누리고 싶다면 일찍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체 관광버스는 대개 석회붕부터 들르기 때문에 개장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보통 단체 관광객보다 먼저 둘러볼 수 있습니다.
햇빛과 더위, 그리고 방문 시간
현재 유적지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엽니다. 다만 튀르키예의 문화유산 유적지는 계절마다 운영 시간이 바뀌므로, 가시기 전에 튀르키예 박물관 공식 사이트에서 이번 달 운영 시간을 꼭 확인하십시오.
네크로폴리스는 해가 낮게 떠 있을 때 가장 멋집니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비스듬히 비치는 빛 덕분에 비문과 조각된 박공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한낮에는 모든 것이 똑같이 옅은 회색으로 밋밋해 보입니다. 네크로폴리스만 보신다면 1–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히에라폴리스 전체와 석회붕까지 둘러보시려면 반나절 이상을 잡으십시오.
마지막 무덤을 지나면
프론티누스 문을 통과하면 히에라폴리스의 나머지 유적이 언덕 위쪽으로 펼쳐집니다. 로마 극장에는 부조로 장식된 무대 건물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극장 위쪽의 성 빌립 순교 기념당은 사도 빌립이 숨을 거둔 곳으로 전해지는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옛 로마 목욕장 건물을 쓰는 히에라폴리스 고고학 박물관에는 유적지 곳곳에서 발굴한 석관과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북문 바로 북쪽에는 붉은빛 온천으로 이름난 온천 마을 카라하이트가 있습니다. 조금 더 멀리 데니즐리 반대편에는 라오디게아 유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히에라폴리스의 무덤을 둘러본 뒤 함께 묶어 다녀오기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히에라폴리스 네크로폴리스를 보려면 어느 입구가 가장 좋습니까?
카라하이트 방면의 북문(Kuzey Kapı)이 가장 좋습니다. 북문에서 시작하는 길이 네크로폴리스를 곧장 지나 프론티누스 문까지 이어집니다. 남문이나 석회붕 쪽으로 들어가면 유적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야 이곳에 닿습니다.
네크로폴리스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보내야 합니까?
묘지만 보신다면 1–2시간이면 됩니다. 프론티누스 문을 지나 극장과 박물관, 석회붕까지 둘러보시려면 반나절 이상을 잡으십시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현재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합니다.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바뀌므로 가시기 전에 튀르키예 박물관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월의 시간을 확인하십시오.
파묵칼레 입장권으로 네크로폴리스도 볼 수 있습니까?
네, 일반 히에라폴리스–파묵칼레 입장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금은 매표소에서 내며, 현재 요금도 그곳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고대 수영장은 요금을 따로 받습니다.
무엇을 챙겨 가야 합니까?
묘지 길에는 그늘이 거의 없으니 물과 자외선 차단용품을 꼭 챙기십시오. 튼튼한 신발도 신으셔야 합니다. 맨발 규정은 석회붕에서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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