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땅속에 묻혀 있던 소장품
이 박물관에 있는 유물 상당수는 수십 년 동안 땅속에서 지냈습니다. 1930년대 후반 반종교 숙청의 광풍이 불자, 하마린 히드(Khamaryn Khiid) 사원을 대대로 지켜 온 관리인 가문이 사원의 보물을 상자에 담아 사막에 묻었습니다. 이 상자들은 정치적 해빙기가 찾아온 뒤에야 비로소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유물의 주인은 고비의 제5대 노욘 후탁트인 둘두이팅 단잔랍자(1803–1856)입니다. 그는 홍모파 계열의 라마였을 뿐 아니라 시인이자 작곡가, 극작가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쓴 오페라 달뻐꾸기는 순회 극단에 의해 초원 곳곳에서 무대에 올랐습니다. 사인샨드(Sainshand)의 이 박물관에는 그가 세속에서 남긴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것들
드넓은 국립 박물관을 떠올리시면 곤란합니다. 아담한 규모의 전시입니다. 작고 붐비는 일이 드물어서 1시간 정도면 서두르지 않고 전부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단잔랍자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그의 사원과 관련된 불교 탱화와 불상
- 하마린 히드 사원의 의식에 쓰였던 법구
- 그가 이끈 순회 공연과 관련된 연극 자료
- 이 라마가 남긴 것으로 전해지는 개인 소지품과 저작
설명문은 대부분 몽골어로 되어 있고 영어 안내는 많지 않습니다. 가기 전에 단잔랍자에 대해 조금이라도 읽어 두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사인샨드 현지에서 가이드를 구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상자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이 관람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촌진볼독이 아니라 사인샨드로 가셔야 합니다
이곳은 위치부터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안내 사이트에서는 이 박물관을 ‘촌진볼독(Tsonjin Boldog)’ 항목에 묶어 두었지만, 실제 주소는 도르노고비 주 사인샨드입니다. 촌진볼독 기마상 단지는 울란바토르 동쪽에 있어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사인샨드는 울란바토르와 중국 접경 도시 자민우드를 잇는 몽골 종단 철도의 정차역입니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수도에서 기차를 타고 오며,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분도 많습니다. 직접 운전하거나 차를 빌리실 분을 위해 사인샨드와 울란바토르 사이에는 포장도로도 나 있습니다. 박물관은 시내에 있으니 도착하신 뒤에는 택시를 잠깐 타거나 걸어서 가시면 됩니다.
주말을 피해 일정을 잡으세요
현재 박물관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닫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1시~오후 6시에 운영합니다. 몽골의 박물관은 계절에 따라, 또 나담이나 차강사르 같은 명절 전후로 운영 시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출발 전에 숙소에 물어보시거나 현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말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뼈아픈 실수입니다. 금요일 밤 기차로 도착하시면 월요일까지 굳게 닫힌 문만 보게 됩니다. 주중에 도착해 오후에 박물관을 보고, 다음 날 아침 하마린 히드로 떠나는 순서를 추천합니다. 박물관이 늦게 문을 여니 그 전에 아침을 먹고 시내를 한 바퀴 산책할 여유도 있습니다.
고비에서는 늦봄과 초가을이 비교적 지내기 좋은 시기입니다. 여름 오후는 무덥고 겨울은 혹독합니다. 다만 전시실은 실내에 있으니, 날씨는 주로 관람 뒤에 이어지는 사막 여행에서 신경 쓰시면 됩니다.
매표소와 전시실에서 지킬 것들
이곳의 유물은 박물관 소장품인 동시에 지금도 신앙의 대상인 성물입니다. 그만큼 예를 갖춰 대해 주세요.
- 투그릭 현금으로 내세요. 몽골 지방에서는 카드를 받는 곳이 들쭉날쭉하니 소액권을 챙겨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입장료는 매표소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 사진은 촬영 전에 꼭 물어보세요. 몽골의 박물관 중에는 사진 촬영을 제한하거나 별도 요금을 받는 곳이 많습니다. 먼저 직원에게 확인하세요.
- 몽골의 다른 불교 유적에서처럼 불단이나 예배용 전시물 주위는 시계 방향으로 도세요.
- 불상이나 불화를 향해 발끝을 두지 마시고, 전시물에는 손을 대지 마세요.
- 관리인 가문의 이야기를 물어보세요. 직원들이 대개 잘 알고 있습니다. 나라 안 사원 대부분이 파괴되는 와중에 어떻게 이토록 많은 유물이 살아남았는지 그 이야기를 들으면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큰 박물관에서는 좀처럼 어려운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보통 직원에게 말을 걸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하마린 히드와 샴발라 성지로
이 박물관은 두 곳을 묶어 둘러보는 여정의 첫 번째 코스로 삼을 때 가장 의미가 있습니다. 단잔랍자는 1820년대에 사인샨드 남쪽에 하마린 히드 사원을 세웠습니다. 사원은 숙청 때 파괴되었다가 훗날 일부가 재건되었습니다. 사원 근처에는 샴발라 에너지 센터가 있습니다. 108기의 불탑이 둥글게 늘어선 곳으로, 순례자들은 이곳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 기운을 받기 위해 땅바닥에 몸을 누입니다.
사인샨드의 운전기사와 여행사들이 자갈 평원을 가로지르는 투어를 운영합니다. 유물을 먼저 보고 가시면 텅 빈 사원 터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조금 전 박물관에서 본 불화와 의상이 한때 바로 그 법당들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단잔랍자 박물관은 촌진볼독에 있나요?
아닙니다. 박물관 주소는 동고비 지역 도르노고비 주의 주도인 사인샨드입니다. 촌진볼독의 칭기즈칸 기마상은 울란바토르 동쪽에 있어 방향 자체가 다릅니다.
사인샨드에는 어떻게 가나요?
대부분의 방문객은 울란바토르에서 몽골 종단 철도를 이용하며, 야간열차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장도로도 나 있습니다. 시내에 도착한 뒤에는 박물관까지 조금 걷거나 택시를 잠깐 타면 됩니다.
박물관은 언제 문을 여나요?
현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에 운영하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관합니다. 계절이나 명절 전후로 운영 시간이 바뀔 수 있으니 가시기 전에 현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으면 되나요?
소장품을 다 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시내 남쪽의 하마린 히드 사원과 샴발라 성지까지 둘러보시려면 하루를 따로 비워 두세요.
내부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나요?
먼저 매표소에 문의하세요. 몽골의 박물관에서는 사진 촬영을 제한하거나 별도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고, 규정이 바뀌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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