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위에 지붕을 얹은 도시
볼로냐는 800년 동안 보도 위에 지붕을 씌워 왔습니다. 도시 전체에 이어진 포르티코는 약 62km에 이르고, 그중 약 40km가 구시가지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역사 지구 대부분을 거의 젖지 않고 가로지를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유네스코가 이 가운데 12개 구간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은 여전히 줄을 서서 보는 명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방문객 대부분이 위를 올려다보지도 않고 그 아래를 지나갑니다. 걸음을 늦춰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카보우르 광장에서 출발하기
안내된 주소를 따라가면 카보우르 광장(Piazza Cavour)이 나옵니다. 가운데에 정원이 있고 사방을 팔라초가 둘러싼 아담하고 단정한 광장입니다. 광장을 에워싼 아케이드는 볼로냐에서도 손꼽히게 웅장합니다. 고개를 젖혀 올려다보면 그림과 장식으로 꾸민 볼트 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파리니 거리(Via Farini)를 따라 서쪽으로 걸으면 끊김 없는 아치 아래로 갈바니 광장(Piazza Galvani)과 아르키진나시오(Archiginnasio)에 닿습니다. 아르키진나시오는 옛 대학 본부 건물이며, 이곳의 긴 포르티코는 파바료네(Pavaglione)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5분쯤 더 걸으면 마조레 광장과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Basilica di San Petronio)이 나옵니다.
아치 읽는 법
포르티코는 원래 주거 문제를 풀려고 생겨났습니다. 중세 볼로냐는 학생들로 넘쳐났고, 집주인들은 방을 늘리려고 위층을 거리 쪽으로 내어 지었습니다. 1288년에 제정된 시 법령은 새로 짓는 건물에 포르티코를 의무적으로 두게 했습니다. 말을 탄 사람이 그 아래를 지나갈 수 있도록 최소 높이도 정했습니다.
이곳에서 보게 될 다양한 모습은 이 규정 덕분입니다. 양식은 무척 다채롭습니다.
- 카사 이솔라니, 스트라다 마조레(Casa Isolani, Strada Maggiore): 높은 떡갈나무 기둥이 받치고 그 위로 2층이 돌출된, 드물게 남아 있는 중세 포르티코입니다.
- 포르티코 데이 세르비, 스트라다 마조레(Portico dei Servi, Strada Maggiore): 산타 마리아 데이 세르비 성당 앞에 가느다란 기둥과 넓은 아치가 늘어서 있습니다.
- 참보니 거리(Via Zamboni): 대학가입니다. 아케이드를 따라 단과대학 건물과 학생들이 드나드는 카페가 이어집니다.
- 사라고차 거리(Via Saragozza): 산 루카로 가는 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걸어 들어갈수록 아치가 소박해지고 주택가 분위기가 짙어집니다.
산 루카까지 걷는 긴 길
산 루카 포르티코(Portico di San Luca)는 세계에서 가장 긴 포르티코입니다. 사라고차 문(Porta Saragozza)에서 과르디아 언덕(Colle della Guardia)에 자리한 마돈나 디 산 루카 성소까지 666개의 아치 아래로 약 3.8km가 이어집니다. 평탄한 첫 구간은 멜론첼로 아치(Arco del Meloncello)에서 끝나고, 그다음부터는 계단과 경사로를 따라 꾸준히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대부분 올라가는 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비가 오면 돌바닥이 미끄러워지니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신으시기 바랍니다. 비는 피할 수 있어도 여름 더위까지 피할 수는 없으니 물도 챙기십시오. 꼭대기에 오르면 언덕과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볼로냐 사람들과 함께 걷는 아케이드
이곳은 실제로 쓰이는 거리이고, 사람들은 이 아치 아래로 도시를 오갑니다. 몇 가지 습관만 기억하면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 오른쪽으로 걷고 멈춰 서지 마세요. 인디펜덴차 거리(Via dell’Indipendenza)와 스트라다 마조레의 좁은 포르티코는 출퇴근길입니다. 볼트 천장을 찍고 싶다면 기둥 옆으로 비켜서서 찍으십시오.
- 카페 테이블은 카페의 공간입니다. 많은 바가 아치 아래에 좌석을 내놓습니다. 그곳에 앉으면 테이블 서비스로 주문하게 되는데, 보통 안쪽 카운��에 서서 마시는 것보다 비쌉니다.
- 번호를 찾아보세요. 산 루카로 가는 길에는 아치와 그 사이의 작은 제단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 얼마나 왔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 성소에서는 노출을 줄이세요. 산 루카는 지금도 예배가 열리는 성당입니다. 안에 들어갈 생각이라면 어깨를 가릴 것을 챙기십시오.
-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가세요. 포르티코는 문을 닫는 일이 없어서 인적 없는 새벽에도, 가로등이 켜진 저녁에도 걸을 수 있습니다. 중심가에서는 상점이 문을 열기 전에 가면 대개 사람 없는 아치를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일정 짜기
예약할 것도, 따로 살 것도 없습니다. 카보우르 광장, 아르키진나시오, 스트라다 마조레, 참보니 거리를 걸어서 잇는 데는 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산 루카까지 가려면 반나절을 더하십시오.
볼로냐 중앙역(Bologna Centrale)에서 인디펜덴차 거리를 따라 남쪽으로 걸어 보십시오. 마조레 광장까지 거의 내내 포르티코 아래를 걷게 되어, 카보우르 광장으로 향하기 전에 맛보기로 삼기 좋습니다.
포르티코는 비 오는 날과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애초에 그런 날씨를 위해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여행자들이 실내에 발이 묶인 비 오는 오후에도 몇 시간이고 도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볼로냐 포르티치는 어디서 시작하나요?
포르티코가 중심가 전역의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어서 정해진 입구는 없습니다. 마조레 광장에서 남쪽으로 몇 분만 걸으면 나오는 카보우르 광장에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그곳에서 파리니 거리를 따라가면 아르키진나시오 쪽으로 이어집니다.
포르티코는 밤에도 다닐 수 있나요?
네. 공공 도로이므로 매일 24시간 열려 있으며, 중심가 구간은 해가 진 뒤에도 조명이 켜집니다.
산 루카까지 걸어가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포르티코는 사라고차 문에서 성소까지 666개의 아치 아래로 약 3.8km가 이어집니다. 대부분 올라가는 데 1시간 정도 걸리며, 가장 가파른 구간은 멜론첼로 아치를 지나면서 시작됩니다.
시간은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카보우르 광장, 아르키진나시오, 스트라다 마조레, 참보니 거리 등 중심가의 주요 포르티코는 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습니다. 산 루카까지 간다면 반나절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포르티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볼로냐의 포르티코는 길이와 연속성, 역사 면에서 보기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유네스코가 2021년에 12개 구간을 등재했습니다. 1288년의 시 법령 이후로 새 건물에는 포르티코를 반드시 두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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