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히강 위쪽에 연한 빛깔의 바로크 양식 건물 한 동이 서 있고, 쌍둥이 돔을 얹은 성 망 대성당의 육중한 몸체가 그 옆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행 버스를 타러 가는 관광객 대부분은 이곳을 그냥 지나칩니다. 여행자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일입니다. 옛 수도원 안에는 알고이 지방의 이 작은 마을이 어떻게 한때 유럽 절반에 류트를 공급하게 되었는지 보여 주는 박물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수도실 위에 세워진 수도원
성 망은 마그누스라는 이름을 이 지방에서 부르는 방식입니다. 마그누스는 8세기에 강 위쪽의 바로 이 자리에 정착한 선교 수도사였습니다. 그를 기리며 베네딕트회 공동체가 생겨났고, 수도원의 역사는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약 천 년 동안 이곳은 마을의 정신적, 경제적 중심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금 보이는 건물은 대부분 18세기 초에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지은 것입니다. 설계는 퓌센 인근 출신의 건축가 요한 야코프 헤르코머가 맡았습니다. 1800년대 초 세속화로 수도원이 해산된 뒤, 건물 일부는 지금 퓌센 시청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가장 화려한 방들은 퓌센 시립 박물관(Museum der Stadt Füssen)이 되었습니다.
천천히 머물러 볼 만한 방들
박물관 동선은 수도원의 원래 평면을 그대로 따릅니다. 그래서 옛날 귀빈이 방문했을 때와 거의 같은 순서로 수도원장의 접견실들을 지나게 됩니다. 스투코 장식 천장과 벽화, 그리고 회랑 안뜰이 내려다보이는 복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류트와 바이올린 소장품. 퓌센은 16세기부터 유럽 류트 제작의 중심지였습니다. 이곳 공방들이 베네치아, 파도바, 리옹으로 악기와 장인을 내보냈는데, 전시장의 진열장들이 그 교역의 흔적을 차례로 보여 줍니다.
- 영주의 방(Fürstensaal).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려고 지은 방으로, 바로크 양식의 백미로 꼽힙니다.
- 도서관. 수도사들이 책을 보관하던 곳으로, 회랑식 2층 구조를 갖춘 바로크 양식 공간입니다.
- 성 안나 예배당(Annakapelle). 1600년대 초에 그려진 죽음의 무도, 이른바 「퓌센 죽음의 무도(Füssener Totentanz)」가 이곳에 있습니다. 교황부터 농부에 이르기까지 온갖 신분의 사람들을 해골들이 무대 밖으로 이끌고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죽음의 무도는 몇 분쯤 찬찬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림마다 옛 독일어로 쓴 짧은 운문이 한 편씩 붙어 있습니다. 굳이 뜻을 풀지 않더라도, 해골들이 사회의 모든 계층을 차례로 데려가는 행렬을 보고 있으면 그 메시지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Lechhalde 3 찾아가기
주소는 Lechhalde 3이며, 거리가 강 쪽으로 내리막을 이루는 구시가지 아래쪽 끝자락에 있습니다. 퓌센역은 뮌헨에서 출발하는 지역 노선의 종착역입니다. 대부분 부흘로에(Buchloe)에서 갈아타야 하며, 이동 시간은 2시간 정도입니다.
역에서 나오면 보행자 전용 거리인 라이헨 거리(Reichenstraße)를 따라 호에스 슐로스(Hohes Schloss)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그다음 대성당 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가시면 됩니다. 걸어서 10~15분쯤 걸립니다. 차를 가져오셨다면 구시가지 가장자리에 있는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십시오. 수도원 주변 골목은 폭이 좁고 일부는 보행자 전용입니다.
성 관광과 함께 일정 짜기
운영 시간은 간단합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입니다. 월요일은 휴관인데, 성을 둘러본 다음 날을 쉬엄쉬엄 박물관 다니는 날로 잡았다가 낭패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필요하다면 일정 순서를 바꾸십시오.
이 수도원은 노이슈반슈타인 관광과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 잘 맞습니다. 슈방가우(Schwangau)의 성들은 동쪽으로 4킬로미터쯤 떨어져 있습니다. 오전 늦게 성을 둘러보고 이른 오후에 버스로 돌아오셔도 오후 5시 전에 이곳을 볼 시간이 넉넉합니다. 다만 방들이 넓게 흩어져 있어서 오후 4시 넘어 도착하면 빠듯합니다.
미사가 열리는 성당 단지 둘러보기
박물관은 조용하지만, 바로 옆 대성당은 실제로 미사가 열리는 본당입니다. 바이에른의 여느 성당을 찾을 때처럼 예의를 지켜 주십시오.
- 대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예배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미사와 결혼식이 우선입니다. 예배 중이라면 뒤쪽에 머무르시거나 나중에 다시 오십시오.
- 지하 묘소도 찾아보십시오. 대성당 성가대석 아래에는 성 마그누스의 지하 묘소가 있습니다. 이곳의 프레스코화는 1000년 무렵에 그려진 것으로, 바이에른에서 가장 오래된 축에 듭니다. 성당 일정에 따라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예배당 안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십시오. 특히 성 안나 예배당은 좁아서 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 사진은 찍기 전에 먼저 물어보시고, 게시된 안내문도 확인하십시오. 사진 촬영과 플래시 사용 규정이 박물관 전시실과 성당에서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박물관 입구에서 내며, 현재 요금이 그곳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호에스 슐로스 미술관과 함께 쓸 수 있는 통합권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입장료를 두 번 내기 전에 매표소에 지금도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관람 전후로 둘러볼 곳
수도원을 강 쪽으로 나서면 바로 레히강입니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의 초록빛이 눈에 띕니다. 상류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레히 폭포(Lechfall)가 나옵니다. 강물이 보를 넘어 좁은 협곡으로 쏟아지고, 그 위로 인도교가 놓여 있습니다.
다시 언덕을 오르면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는 호에스 슐로스가 있습니다. 아우크스부르크 영주 주교들의 거처였던 곳으로, 진짜처럼 그려 넣은 착시 창문으로 유명합니다. 수도원과 성, 그리고 그 사이 구시가지 골목만으로도 관광버스 한 대 마주치지 않고 여유로운 반나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성 망 수도원의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에 문을 열고,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박물관 전시실을 서두르지 않고 보시려면 오후 3시쯤까지는 도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 망 수도원은 얼마나 둘러보면 되나요?
박물관 관람에 1.5~2시간 정도 잡으십시오. 류트 소장품과 영주의 방, 도서관, 성 안나 예배당의 죽음의 무도까지 볼 수 있습니다. 옆에 있는 대성당까지 둘러보실 생각이라면 시간을 더 넉넉히 두십시오.
퓌센역에서 어떻게 가나요?
라이헨 거리를 따라 구시가지를 지나간 다음, 대성당과 Lechhalde 3 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가시면 됩니다. 걸어서 10~15분쯤 걸립니다.
노이슈반슈타인과 하루에 함께 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성들은 4킬로미터쯤 떨어진 슈방가우에 있습니다. 월요일만 아니라면 오전에 성을 보고 오후에 수도원을 둘러보는 일정이 무난합니다.
근처에 또 볼 만한 곳이 있나요?
언덕 바로 위에 호에스 슐로스가 있습니다. 수도원의 강 쪽 출구로 나가면 레히 강변과 레히 폭포 협곡까지 조금만 걸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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