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위에 선 하얀 저택
관람은 시몬 볼리바르 대로(Avenida Simón Bolívar)에 난 정문에서 시작됩니다. 하얗게 회칠한 담장 너머로는 부겐빌레아가 무성한 정원이 펼쳐집니다. 푸에블로 리브레의 한적한 주택가에 식민지 시대 시골 저택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실제로 그렇습니다. 부왕령 시대에 지어진 이 저택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콜럼버스 이전 시대 피라미드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컬렉션은 1926년 라파엘 라르코 오일레가 페루 북부에 있던 가문의 농장에서 처음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1958년 리마로 옮겨 왔고, 지금도 개인이 운영합니다. 수천 년에 걸친 페루 역사를 아우르는 소장품이 수만 점에 이르니, 개인 박물관으로서는 보기 드문 규모입니다.
리마에서 방문객과 리뷰가 가장 많은 박물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작은 전시실에서는 다른 관람객과 함께 보게 될 각오를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전시실 구성
주요 관람 동선은 저택의 방들을 따라 대체로 시대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방마다 하나의 문화나 주제를 중심으로 꾸며져 있어서 기다란 전시실을 지루하게 걸어갈 일이 없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전시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체 문화 초상 토기: 실제 얼굴을 꼼꼼하게 본떠 빚은 도자기 두상으로, 흉터 하나와 표정 하나까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 금은 공예품: 북부 해안 문화권에서 만든 왕관, 귀걸이 장식, 코 장식, 의례용 유물이 금고처럼 어두운 전시실에 놓여 있습니다.
- 직물: 남부 해안 사막 문화권에서 나온 직물 조각들로, 건조한 기후 덕분에 색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 석조품과 의례용 유물: 조각품과 의례용 그릇을 보면 안데스 종교 도상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습니다.
설명문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함께 적혀 있습니다. 내용이 짧아서 하나도 빠짐없이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직접 걸어 들어가는 수장고
대부분의 박물관은 소장품 대부분을 창고에 넣어 둡니다. 하지만 라르코 박물관은 이를 그대로 공개합니다. 개방형 수장고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 진열장이 늘어서 있고, 그 안에 모양과 주제별로 분류된 도자기 수천 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정성껏 꾸민 전시실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등자형 주둥이 토기와 동물상, 얼굴 토기가 끝없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 문화권들이 도자기를 얼마나 많이 만들었고 그중 얼마나 많이 살아남았는지 이보다 분명하게 보여 주는 곳은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천천히 걸으시기 바랍니다. 같은 것이 되풀이된다는 점이 바로 핵심입니다. 진열장 하나를 골라 거의 똑같아 보이는 항아리 십여 점을 비교하다 보면, 도공마다 다른 손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에로틱 전시실
라르코 박물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빠짐없이 이 전시실이 등장하고, 다녀간 사람들도 거의 모두 이곳 이야기를 합니다. 에로틱 도자기는 정원 건너편, 본관과 떨어진 별도 전시실에 모여 있습니다.
작품들은 노골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도 많습니다. 다만 단순히 자극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다산, 죽음,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문에 이런 배경이 담겨 있어서, 읽고 나면 전시실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신다면 이 전시실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점을 알아 두세요. 건너뛰기도 쉽고, 한 사람이 정원에서 아이와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이 관람하기도 좋습니다.
택시와 입장권, 그리고 볼리바르 광장까지 걷기
푸에블로 리브레는 리마의 간선 버스망인 메트로폴리타노로 가기에는 그다지 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택시를 타거나, 리마에서 널리 쓰이는 우버나 카비파이 같은 차량 호출 앱을 이용합니다. 목적지는 ‘무세오 라르코(Museo Larco)‘로 입력하시면 됩니다. 미라플로레스나 바랑코에서는 교통 상황에 따라 보통 20~40분이 걸립니다.
알아 두면 좋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입장권: 입구나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격도 웹사이트에 나와 있습니다.
- 운영 시간: 지금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9am–7pm에 문을 엽니다. 공휴일과 계절에 따라 바뀌므로 방문 전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문 시간대: 혼잡도를 측정한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개관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보통 오전 늦게 미라플로레스에서 몰려오는 단체 관광객보다 먼저 둘러볼 수 있습니다.
- 언어: 안내 데스크 직원들은 외국인 방문객을 응대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도 창구에서 ‘부에노스 디아스’ 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이 기본 예의입니다.
페루에서는 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박물관에서는 카드 결제가 일반적입니다.
정원에서 즐기는 점심
박물관 정원 안에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푸에블로 리브레는 미라플로레스에 비해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라, 이곳에서 식사하면 동네를 벗어날 필요가 없습니다. 긴 관람을 두 번으로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먼저 전시실을 둘러보고 식사를 한 다음, 수장고와 에로틱 전시실을 보는 식입니다.
메뉴와 가격은 현장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원하는 시간에 자리를 잡고 싶다면 도착하자마자 입구에 문의하세요.
문밖으로 나서면: 푸에블로 리브레
푸에블로 리브레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라르코 박물관 때문에 옵니다. 하지만 이 동네는 한 시간쯤 더 머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보도에 칠해진 파란 선이 박물관에서 볼리바르 광장(Plaza Bolívar)의 페루 국립 고고학·인류학·역사 박물관(Museo Nacional de Arqueología, Antropología e Historia del Perú)까지 이어집니다.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 15~20분 정도 걸으면 됩니다. 국립 박물관에는 국가 소장품과 식민지 시대 방들이 있어서 라르코의 개인 소장품과 좋은 짝을 이룹니다. 이곳 운영 시간은 따로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광장 근처에는 피스코와 리마 전통 안주로 이름난 오래된 술집 안티구아 타베르나 케이롤로(Antigua Taberna Queirolo)가 있습니다. 해안 쪽으로 돌아가는 차를 부르기 전에 한번 들러 보세요.
라르코 박물관을 제대로 보려면 오전 시간을 통째로 비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국립 박물관까지 더하면, 미라플로레스의 관광 중심가에는 발도 들이지 않고 페루의 깊은 과거만으로 하루를 꽉 채울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미라플로레스에서 라르코 박물관까지 어떻게 가나요?
대부분의 방문객은 택시를 타거나 우버, 카비파이 같은 차량 호출 앱을 이용해 푸에블로 리브레의 시몬 볼리바르 대로(Avenida Simón Bolívar)에 있는 라르코 박물관으로 갑니다.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40분 정도 걸립니다.
라르코 박물관은 얼마나 둘러봐야 하나요?
주요 전시실과 개방형 수장고, 에로틱 전시실까지 보려면 2~3시간을 예상하시면 됩니다. 정원 카페에서 점심을 드시거나 볼리바르 광장의 국립 박물관까지 걸어갈 계획이라면 시간을 더 넉넉히 잡으시기 바랍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는 요일과 관계없이 매일 9am–7pm에 문을 엽니다. 공휴일이나 계절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에로틱 전시실은 아이들이 봐도 괜찮을까요?
표현이 노골적이긴 하지만 주요 전시실과는 분리된 별도 공간에 있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이곳만 건너뛰거나 번갈아 가며 관람하기 쉽습니다.
근처에 또 가볼 만한 곳이 있나요?
보도에 칠해진 파란 선을 따라 15~20분 정도 걸으면 볼리바르 광장에 있는 페루 국립 고고학·인류학·역사 박물관(Museo Nacional de Arqueología, Antropología e Historia del Perú)에 닿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술집 안티구아 타베르나 케이롤로(Antigua Taberna Queirolo)도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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