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끌어들여 만든 물길
한때 퍼스는 스완강과 거리를 두고 지낸 도시였습니다. 수십 년 동안 사무용 빌딩과 강물 사이에는 에스플러네이드 공원의 밋밋한 잔디밭만 펼쳐져 있었습니다. 2016년에 문을 연 엘리자베스 키는 이 땅을 파고 물길을 내어 강물을 도심 바로 앞까지 끌어왔습니다.
지금 이곳에 들어서면 말굽 모양의 포장 산책로가 물길을 감싸고 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레스토랑 테라스와 페리 선착장이 늘어서 있고, 한쪽 구석에는 작은 섬이 들어앉아 있습니다. 물길 입구 위로는 보행자 다리가 활처럼 휘어 걸쳐 있습니다. 서호주에서 리뷰가 가장 많은 명소 가운데 하나이면서 평점도 꾸준히 높은데, 무엇보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거닐 수 있다는 점이 큰 몫을 합니다.
다리와 섬, 스판다를 잇는 산책 코스
군데군데 멈춰 구경하며 한 바퀴를 돌면 30~45분쯤 걸립니다. 아래 순서로 걸으면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 스판다(Spanda)는 산책로 동쪽에 높이 솟은 하얀 아치 조형물로, 크리스티안 데 비에트리의 작품입니다. 엘리자베스 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며, 퍼져 나가던 물결이 그대로 얼어붙은 듯한 모습입니다.
- 엘리자베스 키 다리는 물길 입구를 가로지르는 곡선형 현수 보도교입니다. 가장 높은 지점에 서면 물길 너머 도심 빌딩 숲이 가장 선명하게 보입니다.
- 섬은 서쪽 모퉁이에 있습니다. 1920년대 강변 찻집이던 플로렌스 허머스턴 키오스크를 해체해 이곳에 다시 지어 놓았습니다.
- 공공 미술 작품은 가장자리를 따라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로렐 내넙의 〈퍼스트 콘택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강변의 와죽 눙가족 역사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여럿이니 안내판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바닥이 평평하게 포장되어 있고 다리에도 완만한 경사로가 있어서,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코스 전체를 무리 없이 돌 수 있습니다.
주말 오전 7시의 엘리자베스 키
이곳은 시간대별 혼잡도 차이가 아주 뚜렷합니다.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줄곧 붐비며, 12시간 동안 한숨 돌릴 틈이 거의 없습니다. 점심때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려들고, 오후 내내 워터파크를 찾는 아이들로 북적이며, 저녁 늦게까지는 레스토랑 손님들이 자리를 지킵니다.
인파를 피하려면 일찍 나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는 조깅하는 사람들과 강변길을 달리는 자전거 이용자, 이따금 보이는 사진가 정도만 산책로에 있습니다. 다리 꼭대기에 서 있어도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침의 낮은 햇살이 동쪽에서 도심 빌딩을 비추고, 바람이 일기 전이라 물길의 수면도 대개 잔잔합니다. 낯선 사람이 끼어들지 않은 스판다 사진을 원한다면 바로 이때를 노리시기 바랍니다. 평일 혼잡도 수치는 따로 없으니 이 점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열차, 페리, 도보로 가는 법
엘리자베스 키는 도심 바로 아래에 있어서 굳이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습니다.
- 열차: 남쪽 만두라까지 이어지는 트랜스퍼스 노선의 엘리자베스 키역에서 내리면 수변까지 걸어서 몇 분이면 됩니다.
- 버스: 엘리자베스 키 버스 정류장이 마운츠 베이 로드의 지구 바로 옆에 있습니다. 무료 순환 버스인 블루 캣도 가까이 지나갑니다.
- 페리: 트랜스퍼스 페리가 엘리자베스 키 선착장에서 퍼스 동물원 근처의 사우스 퍼스 멘즈 스트리트까지 강을 건넙니다.
- 도보: 헤이 스트리트와 머리 스트리트 쇼핑몰에서 윌리엄 스트리트나 배럭 스트리트를 따라 남쪽으로 10분쯤 걸어 내려오면 됩니다.
차를 가져오신다면 주변 도심 주차장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입구 안내판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먹고 마실 곳, 그리고 워터파크
산책로와 물길 둘레 건물 1층에 레스토랑과 바가 줄지어 있습니다. 강을 바라보며 서빙을 받는 곳도 있고, 간단히 사 들고 갈 수 있는 가게도 있습니다. 리츠칼튼 퍼스 호텔이 바로 가장자리에 있어 고급스러운 곳을 찾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입점 업체가 바뀌면 메뉴와 가격도 달라지니, 자리에 앉기 전에 가게 밖에 붙은 메뉴판을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BHP 워터파크는 바닥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물놀이터로, 더운 날이면 엘리자베스 키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곳이 됩니다. 수영복 차림의 아이들이 물줄기 사이를 뛰어다니고, 부모들은 계단에 앉아 지켜봅니다. 대체로 날이 따뜻한 계절에 운영하므로, 아이들과 약속하기 전에 퍼스 시청이나 엘리자베스 키 웹사이트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건과 갈아입을 옷도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해 질 무렵이면 빌딩과 다리의 불빛이 물길 위에 비칩니다. 저녁에도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페리 이용과 결제 요령
몇 가지만 알아 두면 처음 온 티를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탈 때와 내릴 때 모두 카드를 찍으세요. 트랜스퍼스 열차와 버스, 페리는 스마트라이더 카드를 쓰며, 선착장에도 단말기가 있습니다. 타기 전에 트랜스퍼스 웹사이트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결제 수단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차례를 지켜 타세요. 사우스 퍼스행 페리는 선착장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내리는 승객이 먼저 나온 뒤에 탑승하며, 자전거는 보통 선미에 싣습니다.
- 팁은 자유입니다. 호주에서는 식당 직원도 정식 임금을 받습니다. 서비스가 좋았다면 잔돈을 올려 주는 정도로도 고마워하지만, 꼭 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카드 결제가 기본입니다. 엘리자베스 키에서는 거의 모든 곳에서 비접촉 결제가 됩니다. 일부 업소는 카드 수수료를 조금 더 받는데, 메뉴판이나 계산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 자전거를 조심하세요. 이곳을 지나는 강변길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씁니다. 왼쪽으로 다니시고, 사진을 찍겠다고 길 한가운데서 갑자기 멈추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말 점심에는 오전 11시부터 자리가 빠르게 찹니다. 물가 자리를 원하신다면 미리 예약하시거나 붐비기 전에 식사를 마치시기 바랍니다.
다음 목적지
엘리자베스 키는 반나절 도보 여행의 거점으로 삼기 좋은 곳입니다.
- 배럭 스트리트 선착장과 벨 타워: 물가를 따라 동쪽으로 몇 분만 걸으면 됩니다. 구리로 덮인 탑 안에 스완 벨이 있고, 바로 옆 선착장에서 로트네스트섬행 페리가 출발합니다.
- 사우스 퍼스 강변: 페리를 타고 멘즈 스트리트로 건너가면 도심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선착장에서 퍼스 동물원까지는 조금만 걸으면 됩니다.
- 킹스 파크: 마운츠 베이 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가 언덕을 오르면 식물원과 강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20~30분 정도 걸리며, 대부분 오르막길입니다.
- 도심 쇼핑몰: 윌리엄 스트리트를 따라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 헤이 스트리트와 머리 스트리트의 쇼핑가,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뻗은 골목들이 나옵니다.
지나가는 길이라면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페리를 타거나 식사를 하거나 워터파크까지 들를 생각이라면 넉넉하게 머무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엘리자베스 키가 가장 한산한 시간은 언제인가요?
주말 기준으로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가 가장 한산합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니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평일 혼잡도 자료는 따로 없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어떻게 가나요?
만두라행 노선 열차를 타고 엘리자베스 키역에서 내리거나, 버스로 엘리자베스 키 버스 정류장까지 가시면 됩니다. 무료 순환 버스인 블루 캣도 근처에 정차합니다. 사우스 퍼스에서 오신다면 멘즈 스트리트 선착장에서 트랜스퍼스 페리를 타시면 됩니다.
엘리자베스 키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산책로와 다리,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30~45분 정도 걸립니다. 식사를 하거나 사우스 퍼스행 페리를 타거나 워터파크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면 2~3시간은 잡아 두시기 바랍니다.
BHP 워터파크는 일 년 내내 운영하나요?
대체로 날이 따뜻한 계절에 운영합니다. 방문 전에 퍼스 시청이나 엘리자베스 키 웹사이트에서 운영 여부를 확인하시고, 아이들 수영복과 수건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엘리자베스 키 주변에는 무엇이 있나요?
동쪽으로 몇 분만 걸으면 배럭 스트리트 선착장과 벨 타워가 나오는데, 로트네스트섬행 페리가 이 선착장에서 출발합니다. 서쪽 언덕 위에는 킹스 파크가 있습니다. 강 건너 사우스 퍼스와 퍼스 동물원까지는 페리로 금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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