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데기 모양 광장의 맨 아래
캄포 광장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비탈 광장입니다. 부채꼴로 펼쳐진 붉은 벽돌 바닥은 옅은 색 돌로 된 아홉 줄의 선으로 나뉩니다. 광장이 조성될 무렵 시에나를 다스리던 9인 위원회의 위원 한 명마다 한 줄씩 그은 것입니다. 이 아홉 줄은 모두 한 건물을 향해 내려갑니다. 바로 팔라초 푸블리코입니다.
건물은 1290년대 후반부터 지어졌습니다. 1층은 회색 트래버틴으로 쌓았고, 그 위층들은 벽돌로 올렸습니다. 벽돌 벽에는 끝이 뾰족한 세 칸짜리 창이 줄지어 나 있습니다. 정면 벽은 광장의 곡선을 따라 아주 살짝 안쪽으로 휘어 있습니다. 창 위쪽 석재 곳곳에는 시에나의 문장인 흑백의 발자나가 되풀이해 새겨져 있습니다.
토스카나에서 손꼽히게 유명한 건물이라 사람이 많을 것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놓치는 것은 건물 안을 채운 내용물입니다. 중세 정부가 쓰던 방들이 관리들이 원했던 그림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아 있습니다.
위층, 공화국의 방들
시립 박물관은 건물 위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회의실로 이어져 있어서, 관람객은 실제로 쓰이던 집무 공간을 거닐게 됩니다. 방들은 천장이 높고 대체로 어두운 편이며, 바닥에서 둥근 천장까지 프레스코화로 뒤덮여 있습니다.
가장 큰 방은 세계지도의 방(Sala del Mappamondo)입니다. 한쪽 끝 벽면 전체를 1315년에 그린 시모네 마르티니의 마에스타가 덮고 있습니다. 그림 속 성모는 천막 아래 옥좌에 앉아 있고, 성인들이 그 주위를 빽빽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맞은편 벽에는 용병대장 귀도리초 다 폴리아노를 그린 유명한 그림이 있습니다. 그는 성들이 흩어진 황량한 갈색 들판을 홀로 말을 타고 지나갑니다. 말과 기수 모두 같은 무늬의 천을 두르고 있습니다.
방을 옮겨 다니며 다음 공간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 발리아의 방(Sala di Balia): 시에나 출신 교황 알렉산데르 3세의 생애를 그린 장면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 예배당: 나무를 깎아 만든 성가대석과 철제 격자문이 있습니다
- 로자: 건물 뒤편에 있으며, 남쪽 골짜기 너머 전원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선한 정부와 악한 정부, 천천히 머물러야 할 방
평화의 방이라고도 불리는 9인의 방(Sala dei Nove)에는 다른 어느 곳보다 시간을 넉넉히 들이시기 바랍니다. 암브로조 로렌체티는 1338년부터 1339년까지 이 방의 세 벽면에 선한 정부와 악한 정부의 알레고리와 그 영향을 그렸습니다. 9인 위원회는 바로 이 그림들 아래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결국 이 벽화는 도시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향한 훈계였던 셈입니다.
잘 다스려진 도시는 오른쪽 벽에 있습니다. 지붕 위에서는 일꾼들이 집을 짓고, 거리에는 둥글게 원을 그린 무희들이 가득하며, 신발 가게는 문을 열고 장사를 합니다. 성문 밖에서는 농부들이 공들여 그린 시에나의 들판을 가로질러 시장으로 물건을 나릅니다.
악한 정부를 그린 벽은 보존 상태가 훨씬 나쁩니다. 그래도 뿔 달린 폭정의 모습과 병사들로 가득한 황폐한 시골 풍경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방 한가운데에 서서 천천히 몸을 돌려 보십시오. 세 벽면을 함께 보아야 비로소 그림 전체의 뜻이 온전히 다가옵니다.
만자 탑에 오르기
탑은 건물 왼쪽 모서리에서 솟아 있으며 1348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좁은 벽돌 기둥 꼭대기에 돌로 된 왕관을 얹은 모양이고, 계단은 약 400개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계단이 좁아집니다. 꼭대기 가까이에 이르면 종 바로 아래로 나오게 되고, 발아래로 캄포 광장 전체가 펼쳐집니다.
탑의 이름은 첫 종지기의 별명 ‘만자구아다니’(대략 ‘벌이를 다 먹어 치우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왔습니다. 입구 안뜰인 포데스타 안뜰(Cortile del Podestà)에서 그의 조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탑 아래쪽에는 사방이 트인 돌 로자 형태의 광장 예배당(Cappella di Piazza)이 있습니다. 1348년 흑사병이 휩쓸고 간 뒤 시에서 짓겠다고 서원한 건물입니다.
캄포 광장 가는 법
주소는 Il Campo, 1입니다. 역사 지구 전체가 차량 통행 제한 구역(ZTL)이라 건물 앞까지 차로 갈 수는 없습니다.
- 기차: 시에나역은 성벽 아래쪽에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막을 조금 걸으면 시내 중심에 닿습니다. 역에서 그람시 광장(Piazza Gramsci)까지 가는 버스도 있습니다.
- 자동차: 성벽 밖 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폰테브란다(Fontebranda) 근처의 산타 카테리나 주차장(Parcheggio Santa Caterina)에는 시내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 시내에서 걸어서: 비아 디 치타(Via di Città)와 반키 디 소토(Banchi di Sotto)를 따라 늘어선 상점들 사이사이로 캄포 광장까지 내려가는 좁은 골목이 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붕이 덮인 코스타렐라 데이 바르비에리(Costarella dei Barbieri) 골목을 추천합니다.
두오모에서는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입장권, 입장 시간, 탑 대기 줄
탑은 건물의 다른 공간과 관람 방식이 다릅니다. 만자 탑은 한 번에 오를 수 있는 인원이 적어서 정해진 시간마다 조를 나눠 입장합니다. 붐비는 날에는 매진되는 시간대도 있습니다. 그러니 온라인이나 안뜰 매표소에서 탑 입장 시간을 먼저 예약하고, 그 시간에 맞춰 박물관 관람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박물관과 탑은 입장권이 따로이며, 둘을 묶은 통합권도 자주 판매됩니다. 현재 판매 중인 권종과 가격은 시립 박물관 공식 사이트와 매표소에 안내되어 있으니 그곳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 밖에 알아 두시면 좋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탑에 오르기 전에 큰 가방은 보관소에 맡겨야 할 수도 있으니 짐은 가볍게 챙기십시오.
- 계단이 가파르고 좁아서, 좁은 공간이 불편하신 분께는 탑을 권하지 않습니다.
- 사진 촬영 규정은 방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직원이 카메라를 넣어 달라고 하면 따라 주십시오.
- 현재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입니다. 운영 시간은 계절과 공휴일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리에 힘이 있을 때 탑부터 오르는 순서를 권합니다. 그다음 프레스코화를 여유롭게 둘러보고 로자에서 관람을 마무리하시면 좋습니다.
광장의 팔리오 축제 날
해마다 두 번, 7월 2일과 8월 16일에 캄포 광장에서 팔리오가 열립니다. 안장 없이 말을 타는 경주로, 시에나의 콘트라다(동네 단위 구역)들이 광장을 세 바퀴 돌며 겨룹니다. 경주를 앞둔 며칠 동안은 광장 바깥쪽 둘레에 흙을 다져 깔고, 건물 벽을 따라 나무 관람석을 세웁니다.
경주 당일에는 팔라초도 무대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평소처럼 관람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경주 몇 시간 전부터 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그 주에 시에나에 머무신다면 출입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박물관 일정을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평소에는 대부분의 방문객처럼 마무리해 보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다 그러듯 비스듬한 벽돌 바닥에 앉아 건물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광장 위쪽 끝에 있는 하얀 대리석의 가이아 분수(Fonte Gaia)가 보입니다. 이 분수는 복제품이고, 야코포 델라 퀘르차가 만든 원본 부조판은 시내 반대편 산타 마리아 델라 스칼라(Santa Maria della Scala)에 있습니다. 프레스코화를 보고 아쉬움이 남으셨다면 다음 행선지로 자연스럽게 이어 가기 좋은 곳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팔라초 푸블리코는 얼마나 시간을 들여 관람하면 좋을까요?
1.5~2시간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시립 박물관의 프레스코화에 1시간가량, 만자 탑 등반에 30~45분 정도 걸립니다. 박물관만 볼 시간이 있다면 로렌체티의 선한 정부와 악한 정부 벽화가 있는 9인의 방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운영 시간은 시기와 공휴일에 따라 바뀌므로 이달의 시간은 시립 박물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만자 탑은 예약해야 하나요?
예약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한 번에 오를 수 있는 인원이 적어 정해진 시간대별로 입장하는데, 매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안뜰 매표소에서 예약한 뒤 그 시간에 맞춰 박물관 관람 일정을 짜시기 바랍니다.
탑 오르기는 얼마나 힘든가요?
좁은 벽돌 계단을 약 400개 올라야 하며, 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통로가 비좁아집니다. 거동이 불편하시거나 좁은 공간을 힘들어하시는 분께는 맞지 않습니다.
근처에 또 볼 만한 곳이 있나요?
가이아 분수, 광장 예배당, 광장을 둘러싼 카페 등 캄포 광장 전체가 볼거리입니다. 두오모와, 야코포 델라 퀘르차가 만든 가이아 분수의 원본 부조판을 소장한 산타 마리아 델라 스칼라도 오르막길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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