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 만한 이유
세라노스 탑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광장 위로 솟은 네모난 두 개의 탑에는 총안이 줄지어 있어 마치 돌로 만든 배의 뱃머리처럼 보입니다. 수백 년 동안 햇볕을 받아 매끈하게 닳은 옅은 석회암은 이제 꿀빛을 띠고 있습니다. 이곳은 14세기 말에 지어진 발렌시아 옛 성벽의 열두 개 성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두 성문 중에서도 보존 상태가 가장 좋습니다.
‘구시가지 성문’이라는 명소 중에는 막상 가 보면 아치 하나뿐이라 잠깐 보고 지나치게 되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직접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고 꼭대기에 설 수 있습니다. 그 보상은 360도로 펼쳐지는 전망입니다. 한쪽으로는 옛 투리아 강바닥 정원이 초록 띠처럼 이어지고, 다른 쪽으로는 대성당의 미칼레트(Micalet) 탑과 시우타트 베야(Ciutat Vella)의 지붕들이 빽빽하게 얽혀 있습니다.
실제로 보게 되는 것
탑 내부는 화려한 가구 하나 없이 대부분 텅 비어 있습니다.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궁전이 아닌 감옥으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두꺼운 돌벽과 좁은 틈새 창문,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나선 계단에서 느껴지는 투박하고 실용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이곳의 매력입니다. 올라가는 길목마다 설명판이 있어 중세 도시를 방어하던 성문의 역할과 이후 감옥으로 쓰인 내력을 알려 줍니다. 지역에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전쟁 시기에는 이송을 기다리는 수감자들도 이곳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꼭대기에 오르면 두 탑 사이로 넓은 테라스가 펼쳐집니다. 이곳에서는 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결국 난간에 기대어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곳인데, 그럴 만한 풍경입니다.
찾아가는 방법
세라노스 탑의 주소는 C. de la Blanqueria, 1입니다. 구시가지와 투리아 정원이 맞닿는 시우타트 베야의 가장자리에 있습니다. 걸어서 가신다면 강바닥 공원을 곧장 가로질러 세라노스 다리(Puente de Serranos)를 건너는 길이 가장 편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거의 탑 바로 아래에 닿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신다면 알라메다(Alameda)역(3·5호선)에서 정원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됩니다. 분수와 자카란다가 늘어선 산책로를 지나고, 말라 버린 옛 강바닥을 가로지르는 조깅족도 마주치게 되니 걷는 길 자체도 즐겁습니다.
페치나 거리(Paseo de la Pechina)에도 근처에 서는 시내버스 노선이 여럿 있습니다. 성벽 바로 안쪽에는 벽화로 뒤덮인 예술가 동네인 바리오 델 카르멘(Barrio del Carmen)이 있습니다. 이 동네를 산책하는 일정의 시작이나 마무리로 들르기에도 제격입니다.
방문하기 좋은 시기
탑이 가장 붐비는 때는 토요일 정오부터 6pm 사이, 그리고 2pm에 문을 닫기 전의 일요일 오전입니다. 단체 관광객과 당일치기 여행객이 점심 식사를 마친 인파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계단과 옥상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이 시간대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일에는 대략 10am~7pm 동안 눈에 띄게 한산합니다(일요일에는 2pm에 문을 닫으니 참고하십시오). 이때는 사진 찍기에도 빛이 좋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햇살이 돌벽을 비스듬히 훑고, 늦은 오후에는 서쪽 테라스에 금빛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특히 봄과 가을의 저녁 무렵을 추천합니다. 지중해의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전망을 제대로 감상할 만큼 해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
탑에서 내려온 뒤에는 남아 있는 또 하나의 성문 탑인 콰르트 탑(Torres de Quart)에 가 보셔도 좋습니다. 구시가지 반대편에 있으며 걸어서 15분 거리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두 탑을 비교해 볼 만합니다. 성벽 바로 안쪽에는 파야 박물관(Museo Fallero)과 발렌시아 현대미술관(IVAM)이 있어 쉽게 들를 수 있습니다. 시우타트 베야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중앙시장(Mercado Central)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비단 거래소 라 롱하 데 라 세다(La Lonja de la Seda)도 있습니다.
탑만 둘러본다면 한 시간 정도를 잡으시면 됩니다. 구시가지와 강바닥 정원을 한 바퀴 도는 반나절 코스에 넣으셔도 좋습니다.
현지인처럼 둘러보는 법
주말 한낮의 인파는 피하십시오. 정원을 가로지르는 현지인들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저녁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에 이곳을 지나갑니다. 혼잡도 데이터에서 한산하다고 나타나는 10am~7pm 시간대(일요일은 10am~2pm)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이 정도 규모의 명소는 대개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습니다. 입구에서 줄을 서서 도착하는 대로 표를 사면 됩니다. 발렌시아의 기념물 매표소는 비접촉 결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으니 잔돈이나 카드를 챙기십시오.
계단을 오를 차림도 갖추셔야 합니다. 나선 계단은 돌로 되어 있고 군데군데 울퉁불퉁하며 엘리베이터도 없습니다. 그래서 구시가지의 어느 명소보다도 이곳에서는 굽 낮은 신발이 중요합니다. 많은 방문객이 아래 광장에서 5분 정도 사진만 찍고 떠나는 실수를 합니다. 진짜 볼거리는 꼭대기에 있으니 거리에서 올려다보는 데 그치지 말고 끝까지 올라가 보십시오. 발렌시아 시립 기념물은 운영 시간과 입장료를 수시로 조정하므로, 방문 당일 현장에서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라노스 탑은 얼마나 둘러보면 되나요?
45~60분 정도를 잡으시면 됩니다. 나선 계단으로 두 탑을 오르는 데 20분쯤 걸립니다. 여기에 옥상 테라스에서 투리아 정원과 구시가지 전망을 즐기는 시간을 더하시면 됩니다.
가장 한산한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평일 대략 10am~7pm 사이가 꾸준히 한산합니다. 일요일에는 2pm에 문을 닫기 전인 오전이 비교적 여유롭습니다. 토요일 정오부터 6pm까지는 단체 관광객과 당일치기 여행객으로 가장 붐비니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세라노스 탑까지는 어떻게 가나요?
투리아 강바닥 정원을 지나 세라노스 다리(Puente de Serranos)를 건너면 바로 입구에 닿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신다면 알라메다(Alameda)역(3·5호선)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립니다.
입장료가 있나요?
입장료는 대체로 저렴합니다. 발렌시아의 일부 시립 기념물은 특정 요일에 무료로 개방하기도 합니다. 요금과 운영 시간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거동이 불편한 분도 이용할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좁은 돌 나선 계단뿐이고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시는 분, 고르지 않은 계단에서 걸음이 불안정하신 분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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