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 속으로 내려가다
다가가며 바라보는 모나(MONA)는 박물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더웬트강 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작은 곶 위에 낮게 엎드려 있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릴라 포도밭 위로 드러난 거울 벽과 지붕선 몇 개 정도입니다. 정작 전시실은 발밑의 암반을 깎아 만들어 두었습니다.
입구는 지상에 있습니다. 거기서 나선형 계단을 따라 3층 높이쯤 내려가면 거친 사암 벽이 천장까지 그대로 드러난 동굴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관람은 맨 아래층에서 시작해 위로 거슬러 올라오는 방식입니다.
모나의 정식 이름은 ‘구관과 신관 미술관(Museum of Old and New Art)‘입니다.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도박사이자 수집가인 데이비드 월시가 2011년에 열었고, 설계는 건축가 논다 카트살리디스가 맡았습니다. 콘크리트와 강철, 녹슨 빛깔의 내후성 강판이 뒤섞인 건물이어서 흔한 미술관 분위기는 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복도는 갑자기 막다른 곳에서 끝나고, 조명은 거의 칠흑처럼 어두워지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방이 넓게 펼쳐집니다.
모나는 태즈메이니아에서 손꼽히게 방문객이 많은 명소이자, 호주 박물관 가운데 리뷰가 가장 많이 달린 곳 중 하나입니다. 한적한 숨은 명소를 기대하고 오지는 마세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방문 시간을 잘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더웬트강을 거슬러 가는 길
모나에 가는 전통적인 방법은 역시 페리입니다. 모나가 직접 운영하는 배가 호바트 해안가의 브룩 스트리트 부두(Brooke Street Pier)에서 출발하며, 강을 거슬러 오르는 데 약 25분이 걸립니다. 가는 길에 태즈먼 다리와 부두, 동쪽 기슭의 언덕이 차례로 지나갑니다.
페리 좌석은 박물관 입장권과 함께 모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예약하세요. 요금과 운항 시간도 그곳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주말이나 축제 기간에는 배가 금세 만석이 됩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 자동차: 베리데일은 시내 중심에서 브루커 하이웨이와 메인 로드를 따라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져 있습니다. 현장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 버스: 메트로 태즈메이니아(Metro Tasmania) 버스가 시내에서 메인 로드를 따라 글레노키 방면으로 올라갑니다. 출발 전에 노선과 내릴 정류장을 확인해 두세요.
- 자전거: 인터시티 자전거길(Intercity Cycleway)이 호바트에서 글레노키 방면으로 강을 가까이 끼고 북쪽으로 이어집니다. 평탄해서 달리기 편합니다.
작품 설명 대신 ‘O’
모나에는 벽에 붙은 작품 설명이 없습니다. 정보는 모두 박물관 자체 가이드인 ‘O’를 통해 얻는데, 지금은 휴대폰 앱으로 운영됩니다. 앱이 관람객의 위치를 파악해 주변에 어떤 작품이 있는지 알려 줍니다.
작품마다 정보가 여러 겹으로 담겨 있습니다. 작가와 제목 같은 기본 정보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인터뷰가 있으며, 그다음에는 ‘아트 왱크(Art Wank)‘나 ‘곤조(Gonzo)’ 같은 이름이 붙은 항목이 나옵니다. 이 항목에서 월시가 직설적이고 재치 넘치는 자기 의견을 늘어놓습니다. 작품마다 ‘좋아요’나 ‘싫어요’를 표시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다른 관람객들이 어떻게 투표했는지 앱이 보여 줍니다.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 다음을 챙기세요.
- 휴대폰을 완전히 충전하세요. 전시실이 지하에 있는 데다 몇 시간 동안 앱을 켜 두게 됩니다.
- 헤드폰을 챙기세요. ‘O’의 오디오 해설 중에는 끝까지 들어 볼 만한 것이 많습니다.
- 줄을 선 다음이 아니라 출발하기 전에 와이파이로 앱을 내려받아 두세요.
이것 보러 먼 길 오는 작품들
소장품은 고대 유물과 현대 미술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집트 관과 고대 유물이 놓인 방 바로 옆방에 충격을 주려고 만든 작품이 걸려 있기도 합니다. 핵심 주제는 성과 죽음이며, 박물관도 이를 숨기지 않습니다.
모나의 명성을 만든 대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윔 델보예의 〈클로아카 프로페셔널(Cloaca Professional)〉: 먹이를 넣어 주면 짐작하시는 바로 그 일을 해내는 기계식 소화 장치입니다. 냄새까지 작품의 일부입니다.
- 율리우스 포프의 〈비트.폴(bit.fall)〉: 떨어지는 물줄기로 커튼을 만들어, 실시간 뉴스 검색에서 뽑아낸 단어를 물방울 글자로 그려 냅니다.
- 시드니 놀런의 〈뱀(Snake)〉: 1,600개가 넘는 패널로 이루어진 거대한 벽화로, 긴 전시실 벽 한쪽을 가득 채웁니다.
작품은 교체되고 기획전도 바뀌므로 특정 작품을 반드시 볼 수 있다고 단정하지는 마세요. 그날 전시 중인 작품은 ‘O’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전시실에는 노골적인 내용에 대한 경고문이 붙어 있거나 입장 줄이 따로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런 경고를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베���데일의 주말 인파 피하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 개관부터 오후 5시 폐관까지 하루 종일 붐빕니다. 한낮이라고 한산해지는 틈도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평일로 일정을 옮기세요.
다만 평일에 문을 여는 날은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사흘뿐입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이라 주중 당일치기를 계획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페리를 예약하기 전에 꼭 요일을 확인하세요.
도움이 되는 요령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입장권과 페리를 모두 미리 예약하고, 예약 내역은 휴대폰에 저장해 두세요.
-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면 첫 페리를 타세요. 전시실이 사람들로 채워지기 전에 나선형 계단을 내려갈 수 있습니다.
- 맨 아래층에서 시작해 서두르지 마세요. 대부분의 관람객이 대표작으로 곧장 향하므로, 주요 전시실이 붐비는 동안 곁방부터 둘러보세요.
- 마지막 한 시간은 야외 부지를 위해 남겨 두세요. 오후 5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오전에 시작하면 식사와 돌아가는 페리 시간까지 더했을 때 빠듯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와인과 맥주, 그리고 무릴라 부지
지상으로 올라오면 실제로 포도를 재배하는 포도밭 한가운데에 서게 됩니다. 무릴라는 박물관이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수십 년 동안 이 반도에서 포도를 길러 왔습니다. 이곳에서 기른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바도 있습니다.
이 부지에서 시작된 양조장 무 브루(Moo Brew)가 모나의 전속 맥주 브랜드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사람들이 술 한 잔을 들고 바로 아래로 강이 내려다보이는 잔디밭으로 나갑니다. 바와 레스토랑, 시음 프로그램은 수시로 바뀌니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세요.
바깥 풍경도 놓치지 마세요. 잔디밭과 산책로 곳곳에 조각과 설치 작품이 흩어져 있습니다. 모나에서 가장 많이 사진에 담기는 풍경 중 하나는 페리가 부두로 들어설 때 물 위에서 바라보는 사암 건물입니다.
축제 일정에 맞춘 방문 계획
모나는 전시실 운영 시간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엽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6월 동지 무렵에 열리는 겨울 축제 다크 모포(Dark Mofo)입니다. 밤의 예술과 음악, 성대한 만찬이 호바트를 가득 채우며, 호주 전역에서 방문객이 몰려듭니다.
축제 기간에는 페리, 인파, 예약 등 이 가이드에서 설명한 모든 ���이 달라집니다. 여행 일정이 6월에 걸린다면 박물관 입장권과 숙소를 한참 전에 예약하세요. 전시실을 좀 더 한적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축제 기간을 피해 월요일이나 목요일, 금요일을 고르세요.
전시실만 둘러보는 데도 서너 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여기에 왕복 페리와 야외 부지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더하면 모나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모나는 무슨 요일에 문을 여나요?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이니 호바트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예약하기 전에 꼭 요일을 확인하세요.
모나를 가장 한산하게 둘러볼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요?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 시간 내내 붐빕니다. 인파를 피하려면 월요일이나 목요일, 금요일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꼭 주말에 가야 한다면 그날의 첫 페리를 타세요.
호바트에서 모나까지는 어떻게 가나요?
가장 편한 방법은 페리입니다. 모나에서 직접 운영하는 배가 호바트 해안가의 브룩 스트리트 부두(Brooke Street Pier)에서 출발해 더웬트강을 따라 약 25분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진 베리데일 655 Main Rd까지 차를 몰고 가도 되는데, 현장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메인 로드를 따라 올라가는 메트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나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지하 전시실만 둘러보는 데 서너 시간은 잡으세요. 왕복 페리와 무릴라 부지에서 보내는 시간���지 더하면 거의 하루가 걸립니다. 박물관이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모나에 갈 때 무엇을 챙겨야 하나요?
휴대폰을 완전히 충전하고 헤드폰을 챙기세요. 벽에 작품 설명이 붙어 있지 않아 모든 정보를 'O' 앱으로 얻어야 합니다. 이 앱은 관람객의 위치를 파악해 주변 작품을 알려 주고 오디오 해설도 제공합니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내려받아 두세요.
호바트 여행 준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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