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 높은 담장
사우스호바트의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Degraves Street)는 조용한 주택가입니다. 그런데 집들이 끝나는 지점부터 창문 하나 없는 높다란 사암 담장이 길을 따라 이어지고, 그 뒤로 쿠나니/웰링턴산(kunanyi/Mount Wellington)이 솟아 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이 담장입니다. 여성들을 안에 가두고 바깥세상과 단절시키려고 쌓은 벽입니다.
담장 안쪽은 상당 부분이 빈터입니다. 마당에는 풀과 자갈, 그리고 오래전에 사라진 건물들의 윤곽만 남아 있습니다. 감방과 작업장, 탁아실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는 방문객이 직접 머릿속으로 그려 보아야 합니다.
이곳은 어떤 곳이었나
1828년부터 1856년까지 이곳은 반디먼스랜드(Van Diemen’s Land)의 가장 중요한 여성 공장이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이송된 여성 죄수들은 배정지가 바뀌는 사이에 이곳에 수용되었습니다. 죄를 지으면 여기서 처벌을 받았고, 세탁과 바느질, 뱃밥 뜯기 같은 노역에도 동원되었습니다.
임신한 여성들도 이곳으로 보내졌는데, 탁아실의 영아 사망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현재 이곳은 포트아서와 함께 ‘호주 죄수 유적지’ 세계유산을 이루는 11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죄수 역사를 여성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유일한 곳입니다.
마당 둘러보기
유적지는 규모가 작고, 관람은 대부분 야외에서 이루어집니다. 혼자 천천히 마당을 둘러본다면 1시간, 가이드 투어나 연극형 투어에 참여한다면 2시간 가까이 잡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 투어입니다. 여성 죄수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록을 목소리로 되살려 들려주기 때문에, 어떤 안내판보다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눈여겨볼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상이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 보여 주는 외곽 담장
- 사라진 건물들이 있던 자리를 알려 주는 해설 표지
-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인 사감 관사(Matron’s Cottage)와 그 안의 전시
- 부지 곳곳에 놓인 이름과 죄수 기록
산기슭에 자리한 호바트는 날씨가 금세 바뀝니다. 여름이라도 따뜻한 옷을 한 겹 챙기고, 그 위에 걸칠 방수 겉옷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탁 트인 마당에는 비나 바람을 피할 곳이 거의 없습니다.
사우스호바트 가는 길
유적지는 시내 중심가에서 약 2.5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가장 즐겁게 가는 방법은 호바트 리벌릿 트랙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 시내 근처에서 시작해 개울 상류 쪽으로 이어지는 보행자·자전거 공용 길로,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가까이에서 끝납니다. 완만한 오르막이며 30~40분쯤 걸립니다.
메트로 태즈메이니아 버스가 시내에서 매쿼리 스트리트를 따라 사우스호바트와 캐스케이드 양조장 방면으로 운행합니다. 현재 노선은 메트로 여행 플래너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차를 가져간다면 근처에 노상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변이 주택가이므로 집 앞 진입로는 막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입장 전에 알아 둘 것
투어는 미리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인원도 제한되어 있어서, 예약 없이 갔다가는 오래 기다리거나 원하는 회차를 놓칠 수 있습니다. 예약은 유적지를 운영하는 포트아서 유적지 관리청을 통해 진행됩니다. 입장료는 관리청 공식 웹사이트와 안내 데스크에 게시되어 있으며, 태즈메이니아에서는 카드 결제가 일반적입니다.
가능하면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 4:30 폐장 전까지 마당을 더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고, 첫 회차 투어를 마친 뒤 자유롭게 거닐 시간도 생깁니다. 운영 시간은 요일과 관계없이 매일 오전 9:30부터 오후 4:30까지로 같습니다.
이곳은 박물관인 동시에 추모의 공간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죄수였던 조상의 흔적을 찾아온 태즈메이니아 사람들이 많아서, 어떤 이름 앞에 한참 서 있는 사람을 볼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를 낮추고 그 곁을 조용히 비켜 지나가 주세요. 혹시 자신의 집안에도 여성 죄수가 있었을 것 같다면 안내 데스크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 연구원들은 어디에서 기록을 찾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은 오후 보내기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양조장인 캐스케이드 양조장(Cascade Brewery)이 나옵니다. 석조 외관과 언덕배기 정원이 있어 두 번째 행선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곳에서도 양조장 투어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리벌릿 산책을 순환 코스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트랙을 따라 공장까지 올라간 뒤 양조장에 들르고, 내리막길로 시내까지 돌아오면 됩니다.
공장에서 받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면 태즈먼반도의 포트아서(Port Arthur)로 당일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죄수 제도를 남성의 시선으로 보여 주는 곳이라, 이곳을 먼저 둘러본 경험이 이해를 넓혀 줍니다. 시내로 돌아와서는 가까운 배터리 포인트(Battery Point)와 살라망카 플레이스(Salamanca Place)에도 걸어서 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호바트 시내에서 캐스케이드 여성 공장까지는 어떻게 가나요?
시내에서 호바트 리벌릿 트랙을 따라 개울 상류 쪽으로 걸어가면 됩니다. 완만한 오르막길로 30~40분쯤 걸리며, 길이 끝나는 곳이 사우스호바트의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부근입니다. 메트로 태즈메이니아(Metro Tasmania) 버스도 매쿼리 스트리트(Macquarie Street)를 지나 사우스호바트와 캐스케이드 양조장 방면으로 운행합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요일과 상관없이 매일 오전 9:30부터 오후 4:30까지 문을 엽니다. 특히 투어를 예약했다면 폐장 전에 마당까지 둘러볼 수 있도록 시간 여유를 두고 도착하시기 바랍니다.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마당과 전시를 자유롭게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가이드 투어나 연극형 투어에 참여한다면 2시간 정도 예상하시기 바랍니다.
투어는 미리 예약해야 하나요?
예약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투어는 정해진 시간에만 진행되고 인원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포트아서 유적지 관리청(Port Arthur Historic Site Management Authority) 공식 웹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재 입장료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있나요?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캐스케이드 양조장이 있습니다. 시내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살라망카 플레이스와 배터리 포인트가 있습니다. 같은 죄수 유적지인 태즈먼반도의 포트아서는 호바트에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알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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