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로 솟은 열 개의 봉우리
호수 바로 뒤로 산들이 벽처럼 둘러서 있습니다. 텐 피크스 계곡(Valley of the Ten Peaks)의 봉우리들입니다. 가파른 봉우리 열 개가 건너편 물가에서 곧바로 솟아 있고, 눈이 줄무늬처럼 남아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 발치를 호수가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물빛입니다. 빙하가 녹은 물에는 암분이 섞여 흘러듭니다. 암분은 곱게 갈린 돌가루로, 입자가 워낙 고와서 가라앉지 않고 물속에 떠 있습니다. 이 가루가 햇빛을 흩뜨리기 때문에 호수는 짙은 청록색을 띠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의 불투명해 보일 정도입니다.
주차장과 로지 옆으로 난 짧은 포장 산책로를 따라가면 호숫가에 닿습니다. 왼쪽에는 바위 더미가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앞쪽은 호수 물이 빠져나가는 출구로, 통나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물가에는 카누 선착장도 보입니다. 버스에서 내린 뒤 2분 정도만 걸으면 이 모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록파일과 ‘20달러 전망’
사진으로 익숙한 그 풍경은 록파일(Rockpile)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호수 출구에 바위가 쌓여 생긴 천연 댐입니다. 돌계단이 잘 놓인 짧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10분 정도면 꼭대기에 오릅니다.
꼭대기에 서면 텐 피크스 아래로 호수 전체가 펼쳐집니다. 캐나다 사람이라면 낯익은 풍경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 캐나다 20달러 지폐 뒷면에 이 장면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지금도 이곳을 ‘20달러 전망’이라고 부릅니다.
명당 자리는 금세 사람으로 찹니다. 위쪽 순환로를 따라 벤치와 평평한 바위가 있으니, 맨 앞의 인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쉬어 가기 좋습니다. 아래쪽 바위는 잘 흔들리고 실제로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반드시 난간 안쪽과 표시된 길로만 다니시기 바랍니다.
차단기 너머로는 자가용 진입 불가
모레인 호수 도로는 2023년부터 개인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습니다. 작은 주차장으로는 몰려드는 차를 감당할 수 없었고, 동트기 전부터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차들이 길게 줄을 서곤 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방법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일정을 짜시기 바랍니다.
- 파크스 캐나다(Parks Canada) 셔틀: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Lake Louise Ski Resort)의 파크 앤드 라이드에서 출발하며,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 호수를 잇는 연결 셔틀도 다닙니다.
- 롬 트랜짓(Roam Transit): 지역 버스로, 밴프 시내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있습니다.
- 민간 버스 업체: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일출 버스도 있습니다.
- 자전거: 도로가 열려 있는 기간에 탈 수 있습니다. 다만 레이크 루이스에서 약 14 km 동안 꾸준히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도로는 보통 6월 무렵 열립니다. 10월 중순이 되면 눈사태 위험 때문에 닫혀 겨울 동안 통제됩니다. 개통과 통제 날짜는 해마다 달라지므로, 이 날짜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파크스 캐나다 웹사이트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밴프 국립공원 안에 머물려면 어디에서든 유효한 파크스 캐나다 입장권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입장권 가격과 셔틀 요금은 파크스 캐나다 공식 사이트에 나와 있습니다.
좌석 확보와 현장 에티켓
셔틀 좌석은 온라인으로 미리 풀리며, 인기 있는 시간대는 매진됩니다. 여름과 낙엽송 시즌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좌석 일부를 남겨 두었다가 이용일이 가까워지면 푸는 경우가 많으니, 예약을 놓쳤다면 다시 확인해 보세요.
호숫가에서는 몇 가지만 지키면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록파일에서는 사진을 찍은 뒤 옆으로 비켜 주세요. 맨 앞 자리를 기다리는 단체가 가장 큰 정체 원인입니다.
-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다가가지 마세요. 간식을 먹는 곳 주변에는 땅다람쥐와 새들이 모여듭니다. 이 계곡은 회색곰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 호숫가를 벗어나는 산책로에서는 곰 퇴치 스프레이를 꼭 챙기고, 사용법도 미리 익혀 두세요.
- 선착장의 카누 대여는 선착순이며 날씨에 따라 운영 여부가 달라집니다. 보통은 봉우리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전, 물결이 잔잔한 아침에 노를 젓기 좋습니다.
차가 없는 만큼 가장 큰 위험은 돌아갈 방법이 끊기는 것입니다. 긴 하이킹에 나서기 전에 마지막 귀환 셔틀 시간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호숫가에서 시작하는 산책로
록파일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호수에서 출발하는 산책로가 여럿 있고, 평탄한 산책길부터 본격적인 고산 등반 코스까지 다양합니다.
- 레이크쇼어 트레일: 북쪽 호숫가를 따라 반대편 끝의 물이 흘러드는 개울까지 이어지는 길로, 대부분 평탄합니다. 왕복 1~2시간이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 콘솔레이션 호수: 숲과 바위 지대를 지나 빙하로 덮인 절벽 아래의 한적한 두 호수까지 가는 중간 난이도의 코스입니다.
- 라치 밸리와 센티널 패스: 지그재그 길을 올라 낙엽송으로 둘러싸인 고산 초원에 닿습니다. 거기서 가파른 길을 더 오르면 고개가 나오고, 텐 피크스를 뒤돌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반나절 이상이 걸립니다.
- 에펠 호수: 라치 밸리 산책로에서 갈라져 계곡 벽을 따라가다 보면 황량한 바위 분지에 닿습니다.
곰이 자주 출몰하면 파크스 캐나다가 이 산책로들에서 4명 이상이 무리를 지어 붙어서 다니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게시된 통제와 제한 사항은 실제로 단속하므로, 출발 전에 산책로 입구의 안내판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호수가 푸르게 물드는 시기
호수는 봄이 한참 지나도록 얼어 있고 눈에 덮여 있습니다. 보통 6월에 얼음이 녹지만, 처음 몇 주 동안은 물빛이 흐리거나 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녹은 물과 암분이 가장 많아지는 7월과 8월이 되어야 짙은 청록빛을 볼 수 있습니다.
9월 중하순에는 두 번째 성수기가 찾아옵니다. 라치 밸리의 낙엽송이 잎을 떨구기 전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시기입니다. 이 도로가 가장 붐비는 때 가운데 하나여서 셔틀 좌석도 빨리 동납니다.
대표적인 사진은 해 뜰 무렵에 찍을 수 있습니다. 물이 아직 잔잔할 때 봉우리 위로 햇빛이 비치는 순간입니다. 이른 아침 민간 버스도 이 시간에 맞춰 운행합니다. 한낮에는 셔틀이 가장 자주 오가고 호숫가도 가장 붐빕니다.
록파일과 호숫가를 둘러보고 잠깐 카누를 타려면 2~3시간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긴 하이킹을 더하면 하루 일정이 됩니다.
레이크 루이스와 함께 둘러보기
대부분의 방문객은 모레인 호수와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를 하루에 함께 둘러봅니다. 두 호수를 파크스 캐나다 연결 셔틀이 이어 주기 때문에 파크 앤드 라이드로 돌아가지 않고도 두 곳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에도 걷기 좋은 길이 따로 있습니다. 레이크 아그네스 티 하우스까지 오르는 길과 식스 글래시어스 평원 산책로가 대표적입니다. 식료품점과 주유소, 카페는 보 밸리 아래쪽의 레이크 루이스 마을에 가장 가까이 있습니다. 모레인 호수에도 로지와 몇 가지 편의시설이 있지만, 어느 산책로를 걷든 물과 먹을 것은 챙겨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밴프 시내는 트랜스캐나다 하이웨이를 타고 남동쪽으로 45분 정도 거리입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레이크 루이스에서 재스퍼 방면으로 북쪽을 향해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길을 달린다면 모레인 호수를 첫 방문지나 마지막 방문지로 넣기에 자연스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모레인 호수까지 자가용으로 갈 수 있나요?
갈 수 없습니다. 모레인 호수 도로는 2023년부터 개인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 파크 앤드 라이드에서 출발하는 파크스 캐나다 셔틀을 타거나 롬 트랜짓, 민간 버스 업체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자전거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레인 호수의 푸른 물빛을 보기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인가요?
빙하 녹은 물과 암분이 가장 많아지는 7월과 8월입니다. 라치 밸리의 낙엽송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9월 중하순에도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도로는 보통 6월 무렵 열리고 10월 중순에 닫히지만, 그해 일정은 파크스 캐나다에서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레인 호수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록파일 전망대에 오르고 호숫가를 걷다가 카누까지 타 본다면 2~3시간 정도면 됩니다. 라치 밸리나 센티널 패스, 콘솔레이션 호수까지 하이킹한다면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립니다.
록파일은 무엇인가요?
호수 물이 빠져나가는 출구에 바위가 쌓여 생긴 천연 댐입니다. 돌계단이 놓인 짧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10분 정도면 꼭대기에 닿습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와 텐 피크스 계곡의 풍경은 예전 캐나다 20달러 지폐 뒷면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모레인 호수와 레이크 루이스를 하루에 함께 둘러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두 호수 사이를 파크스 캐나다 연결 셔틀이 오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문객이 파크 앤드 라이드로 돌아가지 않고 하루 만에 두 곳을 모두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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