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호수 위로 솟은 거대한 암벽
레이크 루이스 주변 어디에서 올려다보든 하늘을 가득 채우는 산이 바로 템플산입니다. 북벽은 검은 암반과 현수빙하가 거대하게 펼쳐진 모습입니다. 정상은 해발 3,544 m(11,627 ft)의 둥근 설원으로, 레이크 루이스 산군에서 가장 높은 지점입니다.
산 이름은 1884년에 붙었습니다. 영국과학진흥협회의 캐나다 방문단을 이끈 리처드 템플 경(Sir Richard Temple)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1894년에는 월터 윌콕스, 새뮤얼 앨런, L.F. 프리셀 세 사람이 이 산에 올랐습니다. 캐나다에서 11,000피트가 넘는 봉우리를 오른 기록으로는 이것이 최초입니다.
이 역사가 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쉬운 쪽은 등반의 기준으로 볼 때 정말 쉽다는 뜻입니다. 남서쪽 사면은 100년이 훌쩍 넘도록 일반 등산객들이 오르내린 길입니다. 반면 북벽은 본격적인 알파인 등반 루트여서 로프를 쓰는 등반대만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자가용 없이 모레인 호수까지 가는 법
일반 루트의 출발점인 모레인 호수는 레이크 루이스 빌리지에서 지선 도로를 따라 14 km 들어간 곳에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모레인 호수 도로에 개인 차량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 점을 감안해 일정을 짜야 합니다.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캐나다 국립공원청(Parks Canada) 셔틀: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에 있는 레이크 루이스 파크 앤 라이드(Lake Louise Park and Ride)에서 출발합니다. 좌석은 국립공원청 예약 시스템으로 예약합니다.
- 롬 트랜짓(Roam Transit) 버스: 레이크 루이스 일대와 밴프 타운을 오갑니다.
- 허가받은 민간 업체: 등산객을 위해 새벽 일찍 출발하는 차편을 운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빌리지는 트랜스캐나다 고속도로(1번 고속도로) 위에 있습니다. 밴프 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60 km 거리이고, 캘거리에서는 차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공원 안 어디에서든 차를 세우려면 유효한 국립공원 패스가 있어야 합니다. 최신 요금과 셔틀 시간표는 국립공원청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치 밸리에서 센티널 패스까지
첫 구간은 경사가 완만하게 잘 정비된 길이지만 사람이 많습니다. 모레인 호수 롯지 부근에서 시작해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숲 사이로 지그재그 길을 오르면 라치 밸리(Larch Valley)에 닿습니다. 텐 피크스 계곡(Valley of the Ten Peaks)의 봉우리들이 이곳 초원을 빙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계곡의 주인공은 알파인 낙엽송입니다. 침엽수이면서도 잎이 지는 나무여서, 9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몇 주 동안 잎이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1년 중 이 길이 가장 붐비는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작은 호수 두 곳을 지나면 너덜길을 지그재그로 올라 해발 약 2,611 m의 센티널 패스(Sentinel Pass)에 이릅니다. 캐나다 로키에서 정비된 탐방로로 갈 수 있는 지점 가운데 손꼽히게 높은 곳입니다. 많은 사람이 여기서 파라다이스 밸리를 내려다본 뒤 발길을 돌립니다. 하지만 정상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이곳이 그날의 베이스캠프입니다.
남서 능선 스크램블에 필요한 것
고개를 넘어서면 탐방로는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흘러내리는 너덜, 바위 턱, 돌무더기 위로 약 900 m를 더 올라야 합니다. 모레인 호수부터 따지면 전체 고도 상승이 약 1,700 m에 이르기 때문에 하루가 길어집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중급 스크램블로 분류합니다. 군데군데 손을 써야 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특히 중턱의 암벽대에서 그런데, 돌탑과 다져진 발자국이 흔히 다니는 길을 알려 줍니다. 헬멧을 쓰는 편이 현명합니다. 여러 팀이 같은 사면을 오르내리다 보니 낙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정상은 눈과 너덜이 덮인 넓은 돔 형태입니다. 북쪽은 파라다이스 밸리 위쪽의 빙하를 향해 깎아지른 듯 떨어집니다. 허공으로 처마처럼 튀어나온 눈처마가 있을 수 있으니 가장자리에서 충분히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정상에 섰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지친 다리로 똑같이 무너지기 쉬운 지형을 내려와야 하며, 이런 스크램블 코스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부분 하산길에서 발생합니다.
4인 이상 그룹 규정, 그리고 현지 산꾼들이 지키는 것들
라치 밸리와 파라다이스 밸리는 회색곰이 자주 드나드는 곳입니다. 여름과 가을이면 국립공원청은 대개 그룹 출입 제한을 시행합니다. 등산객은 4명 이상이 무리를 지어 바짝 붙어 이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레인저가 순찰을 돌고, 위반하면 벌금을 물게 됩니다. 출발 전에 국립공원청 웹사이트에서 최신 공지를 꼭 확인하십시오.
노련한 스크램블러들은 이렇게 하루를 준비합니다.
- 들머리에 가기 전에 일행을 꾸립니다. 혼자 온 사람들이 출발 지점에서 즉석으로 팀을 이루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믿고 가서는 안 됩니다. 미리 일행을 정해 두십시오.
- 곰 퇴치 스프레이는 허리 벨트나 가슴 끈에 찹니다. 배낭 깊숙이 넣어 둔 스프레이는 정작 필요할 때 쓸모가 없습니다.
- 동이 트자마자 출발합니다. 여름 오후에는 대륙 분수령 위로 뇌우가 빠르게 발달하는데, 번개가 칠 때 능선 위쪽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곳입니다. 일찍 출발하면 낙엽송 철에 고개 아래를 가득 메우는 인파도 피할 수 있습니다.
- 회귀 시각을 정하고 반드시 지킵니다. 정상에 닿았든 못 닿았든 마찬가지입니다.
- 집에 있는 사람에게 산행 계획을 남깁니다. 어드벤처스마트(AdventureSmart)에서 양식을 제공합니다.
고개 위쪽에서는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습니다. 밴프 국립공원은 국립공원청 방문객 안전팀(Parks Canada Visitor Safety)이 담당하지만, 위성 메신저를 챙겨 가는 편이 좋습니다.
산이 오를 만한 상태가 되는 시기
스크램블 시즌은 짧습니다. 능선 윗부분에는 보통 7월까지 눈이 남아 있으며, 이 시기에는 피켈과 제대로 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적기는 7월 하순부터 9월까지입니다.
9월 하순에 접어들면 이른 폭풍이 암벽대에 새 눈과 얼음을 덮을 수 있습니다. 추운 밤 하루만 지나도 쉬운 바위 턱이 위험 구간으로 바뀝니다. 현재 상태를 알아보려면 레이크 루이스 방문자 센터와 최근 산행 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은 생각보다 넉넉히 챙기십시오. 라치 밸리의 호수들을 지나면 믿고 마실 만한 물이 없고, 맑은 날에는 너덜이 열기를 머금습니다.
오르지 않고 템플산을 즐기는 법
대부분의 방문객은 이 산을 아래에서 바라봅니다. 그 풍경만으로도 찾아갈 가치가 충분합니다.
- 라치 밸리와 센티널 패스: 스크램블 없이 산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모레인 호수 바위 언덕(rockpile): 텐 피크스를 담은 대표적인 전망 포인트로, 북쪽으로 템플산의 어깨가 보입니다.
- 파라다이스 밸리: 레이크 루이스 쪽에서 북벽 아래로 다가가는 한적한 길입니다.
- 레이크 루이스 호숫가와 페어뷰 전망대(Fairview Lookout): 남쪽 숲 너머로 정상 돔이 보입니다.
정상 등정이 부담스럽다면 센티널 패스까지만 다녀와도 알찬 반나절 산행이 됩니다. 모레인 호수에서 왕복 4–6시간 정도 잡으면 됩니다. 낙엽송과 호수를 즐길 수 있고, 오를 뻔했던 루트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템플산 들머리까지는 어떻게 가나요?
일반 루트는 모레인 호수에서 출발합니다. 이제 모레인 호수 도로에는 개인 차량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파크 앤 라이드에서 출발하는 캐나다 국립공원청 셔틀이나 롬 트랜짓 버스, 허가받은 민간 업체를 이용하십시오. 셔틀 좌석은 국립공원청을 통해 예약합니다.
템플산 스크램블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체력이 좋은 팀이라도 대부분 모레인 호수에서 왕복 8–12시간이 걸립니다. 라치 밸리와 센티널 패스를 거쳐 약 1,700 m를 올랐다가 내려오는 일정입니다.
템플산에 오르기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보통 능선 윗부분의 눈이 녹은 뒤인 7월 하순부터 9월까지입니다. 9월 중순에서 하순에는 낙엽송이 황금빛으로 물들지만, 길이 가장 붐비고 암벽대에 첫눈이 내릴 위험도 있습니다.
등반 장비나 가이드가 필요한가요?
남서 루트는 비기술 스크램블이어서 길이 마른 상태라면 로프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무너지기 쉬운 지형을 다녀 본 경험이 있어야 하고 헬멧, 튼튼한 등산화, 곰 퇴치 스프레이를 갖춰야 합니다. 루트에 눈이 있다면 피켈과 그것을 다룰 줄 아는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북벽은 기술 등반이 필요한 알파인 루트입니다.
루트에 인원 관련 규정이 있나요?
대개 있습니다. 회색곰 활동 시기에는 라치 밸리와 센티널 패스 일대에서 4명 이상이 바짝 붙어 이동하도록 국립공원청이 의무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발 전에 국립공원청 웹사이트에서 현재 제한 사항을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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