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과 굴 껍데기로 쌓은 성벽
언뜻 보면 방어 시설 같지 않습니다. 마카오에서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성당 정면 바로 몇 미터 옆에 비바람에 닳은 회갈색 벽이 짧게 남아 있을 뿐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칩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켜켜이 쌓인 층이 눈에 들어옵니다. 1500년대에 포르투갈인들이 정착지를 둘러 쌓기 시작한 방어용 성벽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구간 중 하나입니다. 바로 옆 성당 정면과 함께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카오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Macao)에 속합니다.
추남보 읽어 보기
이곳을 찾을 이유는 바로 재료에 있습니다. 성벽은 포르투갈인들이 아시아에서 익힌 건축 기법인 추남보(chunambo)로 지었습니다. 모래와 흙, 부순 돌, 볏짚, 굴 껍데기를 한 켜씩 채워 넣고 매번 힘껏 다져 올리는 방식입니다.
벽 표면에서 눈여겨볼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로 줄무늬: 한 줄 한 줄이 한 번씩 다진 층이며, 퇴적층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 희끗한 알갱이와 조각: 재료를 단단히 묶어 주던 부순 굴 껍데기입니다.
- 거칠게 패인 면: 수백 년 동안 아열대의 비가 무른 흙을 깎아 낸 자리입니다.
여기에 기후까지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마카오는 태풍이 지나가고 장마철 폭우도 쏟아지는 곳인데, 1500년대에 흙으로 쌓은 벽이 아직도 서 있습니다. 그 앞에 직접 서 보면 어떤 박물관 설명문보다 그 사실이 실감 납니다.
나차 사원,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이웃들
이 구간 바로 옆에는 1888년에 지은 작은 중국 사원인 나차 사원(Na Tcha Temple)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질병을 막아 달라고 빌던 어린아이 신, 나차를 모시는 곳입니다. 한쪽으로는 사원의 기와지붕이, 다른 한쪽으로는 17세기 예수회 성당의 석조 정면이 보입니다.
이 장소가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조합입니다. 언덕 한 모퉁이에 포르투갈 성벽과 중국 사원, 가톨릭 성당 유적이 나란히 자리합니다. 유네스코가 등재 사유로 꼽은 것도 정확히 이렇게 중국과 서양의 영향이 뒤섞인 모습입니다.
성 바울 성당 유적(Ruins of St. Paul’s)은 1600년대 초에 완공되었다가 1835년 화재로 속이 다 타 버린 성모 성당(Church of Mother of God)의 흔적입니다. 화강암에 조각을 새긴 정면만 살아남았습니다. 방문객 대부분은 넓은 계단을 올라 정면 앞에서 사진을 찍고는 그대로 다시 내려갑니다. 성벽은 그 옆으로 살짝 돌아가기만 하면 나옵니다.
언덕을 오르는 길
마카오 경전철(Macau Light Rail)은 반도의 이 일대까지 들어오지 않으므로 마지막 구간은 걸어서 가야 합니다. 보통은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에서 출발합니다. 알메이다 히베이루 거리(Avenida de Almeida Ribeiro)에 있는 번잡한 버스 환승 지점이며, 카지노 셔틀 노선도 상당수가 걸어갈 만한 거리에 정차합니다.
광장에서부터는 물결 무늬를 넣은 흑백의 포르투갈식 바닥 타일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면 됩니다. 상 도밍고스 거리(Rua de São Domingos)를 지나 상 파울루 거리(Rua de São Paulo)로 이어지는 길에는 아몬드 쿠키 가게와 육포 가게가 줄지어 있습니다. 느긋한 걸음으로 대략 10~15분이면 성 바울 성당 계단 아래에 도착합니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성당 정면의 옆쪽과 뒤쪽으로 돌아 나차 사원 방향으로 가십시오. 성벽 구간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지도에서 찾으신다면 플러스 코드는 5GXR+36P입니다.
성 바울 성당 인파 피하기
성벽 자체가 붐비는 일은 드뭅니다. 문제는 그곳까지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주말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가 가장 한산하며, 일찍 나서면 사람이 가장 적을 때 계단과 사원 마당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주말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는 일대가 가장 붐비고 아래쪽 골목까지 사람으로 가득 차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입문이 따로 없고 24시간 개방되는 곳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동틀 무렵에 와서 상 파울루 거리의 가게들이 문을 열기 전에 성벽을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알아 두면 좋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성벽을 만지거나 기대지 마십시오. 추남보는 흙을 다져 만든 것이라 손이나 배낭이 닿기만 해도 닳습니다. 사진만 찍으시고 걸터앉지는 마십시오.
- 나차 사원은 지금도 신앙의 장소입니다. 제단 근처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시고, 사람들이 공양을 올리는 동안에는 문간을 막고 서 있지 마십시오.
- 안내판은 중국어와 포르투갈어로 되어 있으며, 영어가 함께 적힌 경우도 많습니다. 포르투갈어 명칭은 Troço das Antigas Muralhas de Defesa, 중국어 명칭은 舊城牆遺址입니다.
- 화폐: 현지 통화는 파타카이며, 오르막길의 가게들에서는 홍콩 달러도 널리 받습니다. 성벽을 보는 데는 어느 쪽 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머무는 시간과 다음 행선지
성벽에는 10~2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층을 찬찬히 살펴보고, 사원에 잠시 들르고, 성 바울 성당 정면을 뒤에서 돌아보며 정면을 받치고 있는 철골 지지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마카오 역사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오전 일정 중 한 곳으로 넣으면 가장 좋습니다.
모두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는 주변 명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몬테 요새(Fortaleza do Monte): 1600년대 초 예수회가 유적 바로 동쪽 언덕에 세운 요새로, 대포가 놓여 있고 반도 전체가 내려다보입니다.
- 마카오 박물관(Museum of Macau): 요새 안에 있으며 도시의 무역사와 식민 시대를 다룹니다.
- 천주교 예술 박물관과 지하 묘소(Museum of Sacred Art and Crypt): 성 바울 성당 정면 바로 뒤에 있습니다.
- 세나도 광장과 성 도밍고 성당(St. Dominic’s Church): 언덕을 내려가는 길에 들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을 보고 나서 나머지 옛 방어 시설이 궁금해지셨다면 마카오 정부 관광청(Macao Government Tourism Office) 사이트를 확인해 보십시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성벽의 다른 잔존 구간과, 한때 성벽과 이어져 있던 요새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카오 옛 성벽은 정확히 어디에 있습니까?
마카오 반도의 나차 사원 옆, 성 바울 성당 유적 바로 곁에 있습니다. 성 바울 성당 계단을 올라간 뒤 정면 옆쪽을 돌아 사원 방향으로 가시면 됩니다. 플러스 코드는 5GXR+36P입니다.
가장 한산한 시간대는 언제입니까?
주말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사이가 가장 한산합니다. 성 바울 성당 주변이 가장 붐비는 주말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는 되도록 피하십시오. 24시간 개방되므로 이른 아침에 방문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는 어떻게 갑니까?
세나도 광장에서 상 도밍고스 거리와 상 파울루 거리를 따라 오르막을 오르면 성 바울 성당 유적에 닿으며, 대략 10~15분이 걸립니다. 경전철은 반도의 이 일대까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문객은 광장의 버스 정류장이나 근처 카지노 셔틀 하차 지점에서 걸어서 옵니다.
성벽은 무엇으로 만들었습니까?
모래와 흙, 돌, 볏짚, 굴 껍데기를 섞어 다진 추남보로 만들었습니다. 1500년대에 한 켜씩 다져 쌓아 올린 것이어서, 지금도 표면에서 가로 줄무늬와 굴 껍데기 조각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머물면 되고, 주변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성벽과 바로 옆 나차 사원을 둘러보는 데는 10~20분이면 충분합니다. 몬테 요새와 마카오 박물관, 천주교 예술 박물관과 지하 묘소가 모두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어 마카오 역사 지구 오전 일정에 무리 없이 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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