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빌딩 아래 나지막이 늘어선 숍하우스
강변 산책로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세요. 2~3층짜리 숍하우스 뒤로 래플스 플레이스(Raffles Place)의 유리 빌딩들이 솟아 있습니다. 워낙 가까이 붙어 있어서 기와지붕 위로 몸을 기울인 듯 보일 정도입니다. 보트 키는 이렇게 옛 싱가포르와 금융 지구 사이의 틈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덧문을 내린 가게 앞면이 강을 바라보고 있다가, 해가 지면 야외 테이블이 줄줄이 나와 보도를 가득 메웁니다.
숍하우스들은 알록달록한 파스텔 색으로 제각각 복원되었습니다. 1층은 이제 거의 모든 칸이 바나 펍, 레스토랑이고, 위층에는 루버 창이 달려 있습니다. 산책로 건너편의 강은 돌로 쌓은 둑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위를 오가는 범보트(bumboat)에는 이제 화물 대신 관광객이 타고 있습니다.
강이 이곳에서 굽이치는 이유
이 일대는 한때 항구에서 가장 분주한 곳이었습니다. 1800년대 내내 통캉(tongkang)과 트와코(twakow)라 불리던 거룻배들이 먼바다에 정박한 배와 이쪽 강기슭의 창고 사이를 오가며 물건을 실어 날랐습니다. 중국 상인들은 이곳에서 휘어지는 강줄기가 잉어의 배를 닮았다고 여겼고, 이를 번영의 징조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덕분에 남쪽 기슭은 이들의 창고와 숍하우스로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1980년대에 해운 물류가 현대식 컨테이너 항으로 옮겨 가고 강 정화 사업까지 진행되면서 부두는 텅 비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건물을 허무는 대신 보존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지금 걸으며 보는 풍경이 바로 그 보존의 결과입니다. 원래의 지붕선과 가게 앞면은 그대로 남았고, 교역이 이루어지던 자리를 식당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보트 키 가는 법
가장 간단한 방법은 동서선과 남북선이 지나는 래플스 플레이스 MRT역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보트 키나 UOB 플라자(UOB Plaza) 방면 표지판을 따라가면 2~3분 만에 강가에 닿습니다. 공식 주소는 강변 건물 뒤편으로 난 좁은 골목 가운데 하나인 본햄 스트리트(Bonham Street)입니다.
북동선 클라크 키(Clarke Quay) MRT역에서 출발한다면 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걷다가 엘긴 다리(Elgin Bridge) 밑을 지나거나 다리를 건너면 됩니다. 10분 정도 걸리며, 가는 내내 강이 곁에 있습니다. 부두를 따라 있는 선착장에 정박하는 리버 크루즈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호객꾼과 해산물 수조에 대처하는 법
보트 키는 싱가포르강에서도 손꼽히게 방문객이 많은 구간이라, 식당마다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직원들이 산책로 가장자리에 메뉴판을 들고 서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이곳에서는 정중하게 “괜찮습니다” 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며, 아무도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자리에 앉기 전에 어디서 먹을지는 스스로 정하세요.
방문객이 가장 흔히 낭패를 보는 것은 해산물입니다. 칠리 크랩��나 랍스터, 활어 수조의 생선은 대개 무게 단위나 시가로 팔기 때문에 어떤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계산서 금액이 달라집니다.
- 조리에 들어가기 전에 단위 무게당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보세요.
- 게는 눈앞에서 무게를 달아 달라고 요청하세요.
- 계산서에는 봉사료와 상품서비스세(GST)가 붙습니다. 여기에 팁을 더 얹는 관습은 없습니다.
- 카드와 모바일 결제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쓸 수 있습니다.
메뉴판만 보고도 가격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몇 집 옆으로 옮겨 가 보세요. 이 거리에는 다른 식당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언제 갈지 고르기
산책로는 문을 닫는 법이 없으니, 원하는 분위기에 맞춰 시간대를 고르면 됩니다. 이른 아침에는 달리기하는 사람들과 래플스 플레이스로 건너가는 직장인들이 이곳을 채웁니다. 평일에는 오전 7시~9시에 가장 한산하고, 주말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조용한 편입니다. 이때라면 사람이 걸리지 않게 숍하우스 외관을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
북적이는 분위기를 즐기려는 것이 아니라면 주말 저녁 6시~11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테이블은 꽉 차고 호객도 가장 극성을 부려서 산책로를 걷기조차 힘들어집니다. 평일 저녁에 가도 숍하우스 뒤로 불을 밝힌 빌딩 숲은 똑같이 볼 수 있고, 강가 자리를 잡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강 하구 쪽으로 이어 걷기
보트 키는 산책을 시작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하류 쪽 카베나 다리(Cavenagh Bridge)를 향해 걸으면서 ‘강의 사람들(People of the River)’ 청동 조각상을 찾아보세요. 그중 〈첫 세대(First Generation)〉는 물속으로 뛰어드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UOB 플라자 뒤편에는 살바도르 달리와 페르난도 보테로의 조각 작품도 있습니다.
카베나 다리를 건너면 아시아 문명 박물관(Asian Civilisations Museum)과 풀러턴 호텔(Fullerton Hotel)이 나오고, 그 바로 너머에 멀라이언 공원(Merlion Park)이 있습니다. 상류 쪽으로 엘긴 다리를 건너면 창고 건물과 나이트라이프로 유명한 클라크 키에 닿습니다. 가볍게 산책하며 한잔할 생각이라면 1시간 정도, 저녁 식사까지 할 계획이라면 저녁 시간을 통째로 비워 두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트 키를 가장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평일에는 오전 7시~9시, 주말에는 오전 7시~오후 2시가 가장 한적합니다. 주말 저녁 6시~11시에는 가장 붐비므로 산책로를 여유롭게 걷고 싶다면 이 시간대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트 키에서 가장 가까운 MRT역은 어디인가요?
동서선과 남북선이 지나는 래플스 플레이스 MRT역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입니다. 역에서 보트 키 방면 표지판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북동선의 클라크 키 MRT역에서는 강을 따라 상류 쪽으로 10분 정도 걸립니다.
보트 키는 밤에도 들어갈 수 있나요?
네. 보트 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강변 산책로로, 연중무휴 하루 24시간 개방됩니다. 다만 바와 레스토랑은 가게마다 영업시간이 다르니 각 업소에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보트 키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을 때 바가지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칠리 크랩처럼 살아 있는 해산물은 무게 단위로 팔거나 시가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리에 들어가기 전에 단위 무게당 가격을 물어보고, 무게를 다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세요. 계산서에는 봉사료와 상품서비스세(GST)가 붙는다는 점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보트 키 주변에는 무엇이 있나요?
하류 쪽으로는 카베나 다리, '강의 사람들' 조각상, 아시아 문명 박물관, 풀러턴 호텔, 멀라이언 공원이 있습니다. 상류 쪽으로 엘긴 다리를 건너면 클라크 키가 나옵니다.
클락 키 여행 준비하기
위 링크 중 일부는 제휴 링크입니다. 이 링크로 예약하시면 추가 비용 없이 Wander Atlas가 소액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가이드를 무료로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