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를 다루는 박물관
이 박물관이 다루는 주제는 다름 아닌 관람객 자신의 몸입니다. 상설 전시는 인간의 몸과 자아, 사고와 감정 속으로 떠나는 모험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유리 진열장 속 유물을 연대순으로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제별로 나뉜 전시실을 차례로 거니는 구성입니다.
박물관 건물은 건축가 빌헬름 크라이스(Wilhelm Kreis)가 1930년에 지은 것으로, 링너플라츠에 길고 희끄무레하게 서 있습니다. 겉모습은 정부 청사 같은데, 그 안에서는 소화와 성, 노화와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이 대비가 이곳의 매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건물에는 어두운 과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과학 박물관이라면 굳이 다룰 일이 없는 역사이지만, 이 박물관은 그것을 숨김없이 보여 줍니다.
드레스덴에서 리뷰가 가장 많이 달린 박물관 중 하나이며, 평가도 꾸준히 좋은 편입니다. 특히 주말과 방학 기간에는 관람객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투명 인간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물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실물 크기의 인체 모형입니다. 투명 인간(Der Gläserne Mensch)은 1930년 이곳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투명한 외피 안쪽에 뼈대와 장기, 신경과 혈관이 실제 위치 그대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모형은 이후 수출품이 되었습니다. 박물관은 투명 여성을 비롯한 투명 인체 모형을 여럿 더 만들어 세계 곳곳의 전시회로 보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보통 사람들이 자기 몸속을 떠올리는 방식은 이 모형들이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드레스덴에 있는 이 모형은 의학 교재이자 하나의 디자인 작품이기도 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읍니다.
투명 인간은 상설 전시 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만 한 장 찍고 지나치는 분이 많은데, 몇 분쯤 머물면서 순환계가 몸 구석구석을 어떻게 누비고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모형을 유명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 정교함입니다.
‘모험, 인간’ 둘러보기
상설 전시의 이름은 ‘모험, 인간’(Abenteuer Mensch)이며, 이곳 관람의 핵심입니다. 단순한 해부학에 머무르지 않고, 몸이 어떻게 영양을 얻고 만들어지며 늙어 가고 기억되는지까지 전시실마다 다룹니다.
- 투명한 인간: 유리 인체 모형과 함께, 인간의 몸을 전시해 온 역사를 소개합니다
- 삶과 죽음: 생애 주기와 노화, 죽음을 에두르지 않고 정면으로 다룹니다
- 먹고 마시기: 소화와 영양, 그리고 문화가 식욕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 성: 솔직하고 노골적인 내용이므로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기억하고 생각하고 배우기: 뇌와 기억, 지각을 다룹니다
- 움직임: 근육과 뼈, 그리고 우리가 몸을 쓰는 방식을 보여 줍니다
- 아름다움, 피부와 머리카락: 외모와 몸단장,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 기준을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전시실에서는 실제 역사 유물과 체험형 시설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물건의 무게를 달아 보거나 감각을 시험해 보고, 녹음된 자료를 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체력 안배가 중요합니다. 실망하고 나오는 사람은 대개 첫 전시실부터 서두르다가 네 번째 전시실쯤에서 지쳐 버린 경우입니다.
상설 전시 외에 대규모 특별 전시도 열립니다. 볼 만한 특별전이 열리면 한 시간쯤은 금세 더 걸리니, 출발 전에 어떤 전시가 진행 중인지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오감 체험: 어린이 전시관
어린이를 위한 공간은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 박물관입니다. 처음부터 손으로 만지도록 만들어진 곳입니다. 아이들은 체험 시설을 오가며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직접 시험해 볼 수 있고, 진열장에서 떨어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대략 초등학생 나이의 아이들에게 가장 잘 맞습니다. 그보다 큰 아이들은 본 전시를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끼리 나누어 관람하기도 쉽습니다. 어른 한 명은 어린 자녀와 오감 전시관에 남고, 다른 한 명은 ‘모험, 인간’을 둘러본 뒤 서로 바꾸면 됩니다.
구강 청결제로 번 돈에서 시작된 박물관
이 박물관을 세운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사업가였습니다. 오돌(Odol) 구강 청결제로 큰돈을 번 카를 아우구스트 링너(Karl August Lingner)는 1911년 드레스덴에서 국제 위생 박람회를 열었습니다. 박람회가 성공을 거두자 그는 1912년 이 박물관을 설립했습니다. 박물관 앞 광장인 링너플라츠도 그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설립 목적은 공중 보건 교육, 곧 보통 사람들에게 몸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치 정권 아래에서 이 기관은 ‘인종 위생’ 선전에 동원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오늘날 이 역사를 감추지 않고 전시의 일부로 보여 줍니다.
전쟁이 끝난 뒤 동독 시절에도 박물관은 교육용 모형과 투명 인체 모형을 계속 만들었습니다. 이런 내력을 알고 나면 유리 인체 모형이 달리 보입니다. 해부학 교재이면서, 동시에 ‘건강한’ 몸을 누가 정의해 왔는지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링너플라츠 가는 길
박물관은 드레스덴 구시가지 남동쪽 끝자락의 Lingnerplatz 1에 있습니다. 바로 뒤편에서는 드레스덴에서 가장 큰 공원인 그로서 가르텐이 시작됩니다.
- 구시가지에서 걸어갈 때: 프라우엔키르헤(Frauenkirche)나 알트마르크트(Altmarkt)에서 시청(Rathaus)을 지나 남동쪽으로 15분쯤 걸으면 됩니다. 어렵지 않은 길입니다.
- 드레스덴 중앙역(Dresden Hauptbahnhof)에서 갈 때: 동쪽으로 향하면 되며, 역시 걸어갈 만한 거리입니다.
- 트램을 탈 때: 드레스덴 교통공사(DVB)가 운영하는 ‘도이체스 히기에네-무제움(Deutsches Hygiene-Museum)’ 정류장이 있습니다. 현재 운행 노선은 DVB 경로 안내 서비스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길을 묻거나 지도에서 검색할 때는 독일어 이름인 Deutsches Hygiene-Museum을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보통 줄여서 ‘다스 히기에네-무제움(das Hygiene-Museum)‘이라고 부릅니다.
운영 시간과 그로서 가르텐까지 함께 즐기기
운영 일정은 단순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허탕을 칩니다.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합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엽니다. 드레스덴에 머무는 날이 월요일뿐이라면 이곳은 다음 여행으로 미루셔야 합니다.
오후 5시를 입장 마감 시각쯤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상설 전시와 투명 인간, 어린이 전시관까지 보려면 현실적으로 2~3시간이 필요합니다. 오후 2시 무렵이 지나서 도착하면 뒤쪽 전시실은 서둘러 지나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전 10시 가까이에 도착하면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고, 평일에 일찍 가면 대개 주말 가족 관람객도 피할 수 있습니다.
다음 몇 가지를 기억해 두시면 관람이 한결 수월합니다.
- 큰 가방과 외투는 입구에 맡기세요. 독일 박물관에서는 대체로 이것이 기본 예절이며, 배낭을 메고 들어가면 전시실 직원이 다시 맡기고 오라고 합니다.
- 영어 자료가 있는지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세요. 전시 설명은 독일어로 되어 있지만,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영어 안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현재 입장료는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나 매표소에서 확인하세요. 가족 통합권과 특별전 입장료도 출발 전에 함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 분위기가 무거운 전시실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세요. 죽음을 다룬 구역과 박물관의 나치 시대 역사를 다룬 구역은 천천히 읽으며 둘러보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관람을 마쳤다면 곧장 그로서 가르텐으로 나가 보시기 바랍니다. 세 시간 내내 장기와 신경을 들여다본 뒤라면, 길게 뻗은 가로수길과 공원 한가운데의 바로크 궁전을 거니는 것만큼 머리를 식히기 좋은 방법도 없습니다. 박물관과 공원을 함께 둘러보면 구시가지의 한적한 쪽에서 자연스럽게 반나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독일 위생 박물관의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엽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므로 드레스덴 일정을 짤 때 이 점을 꼭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독일 위생 박물관을 관람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상설 전시 '모험, 인간'과 투명 인간을 둘러보는 데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어린이 전시관이나 특별 전시까지 보실 계획이라면 시간을 더 넉넉히 잡으셔야 합니다. 오후 5시 폐관 시각에 쫓기지 않으려면 늦어도 이른 오후에는 도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기에 좋은 박물관인가요?
네, 좋습니다.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 박물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직접 만지며 체험하는 공간도 많습니다. 다만 본 전시의 성(性) 전시실은 내용이 꽤 노골적이므로,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미리 살펴보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드레스덴 구시가지에서 독일 위생 박물관까지 어떻게 가나요?
박물관 주소는 Lingnerplatz 1이며, 프라우엔키르헤나 알트마르크트에서 남동쪽으로 15분쯤 걸으면 닿습니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도이체스 히기에네-무제움(Deutsches Hygiene-Museum)'이라는 트램 정류장도 있으니, 현재 운행 노선은 드레스덴 교통공사(DVB)의 경로 안내 서비스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독일 위생 박물관 근처에는 무엇이 있나요?
드레스덴에서 가장 큰 공원인 그로서 가르텐이 박물관 바로 뒤편에서 시작되며, 공원 한가운데에는 바로크 양식의 궁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북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알트마르크트와 시청, 프라우엔키르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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