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골목을 따라 길게 뻗은 회색 담장
출발점은 릴라우 광장(Largo do Lilau)입니다. 광장에서 갈라져 나오는 안토니우 다 실바 골목(Travessa de António da Silva)은 폭이 좁고 완만한 비탈길입니다. 이 골목 한쪽으로 만다린 하우스의 회색 벽돌담이 이어지는데, 개인 주택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깁니다. 입구도 골목에 바로 나 있지 않고 안쪽으로 물러나 있습니다. 이 저택이 어떤 원리로 지어졌는지 처음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통 광둥식 가옥은 바깥 길과 집 안을 철저히 떼어 놓도록 지었습니다. 이곳에서도 문간채를 지나 한 번 방향을 꺾어야 비로소 안뜰이 눈에 들어옵니다. 부지 면적은 약 4,000제곱미터로, 마카오의 가족 저택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입니다.
바라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아마 사원을 보러 갈 때만 들르는 마카오 반도의 남쪽 지역입니다. 하지만 언덕 위로 골목 몇 개만 올라가면 나오는 이 저택은 지금도 찾는 사람이 사원보다 훨씬 적습니다. 세계유산 지구 안에서 정말로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 할 만합니다.
개혁 사상가가 글을 쓰던 집
이 집은 청나라 말기의 상인이자 매판, 정치 사상가였던 정관잉(鄭觀應) 일가의 소유였습니다. 1869년 무렵 짓기 시작해 이후 수십 년에 걸쳐 가족이 증축해 나갔습니다. 현지에서는 집안의 성을 따서 표준 중국어로 정가대옥, 포르투갈어로 카자 두 만다링(Casa do Mandarim)이라고 부릅니다.
정관잉은 흔히 ‘번영하는 시대에 보내는 경고’로 옮겨지는 『성세위언』의 저자로 기억됩니다. 그는 이 책에서 중국이 상업과 교육, 정치를 근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쑨원을 비롯한 후대 인물들의 사상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자주 받는 책인데, 상당 부분이 바로 마카오에서 쓰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방을 둘러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중국의 전통과 바깥 세계의 사상을 아우르자고 주장한 사람의 서재이자 살림집에 들어와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이 집도 실제로 그렇게 지어졌습니다.
굴 껍데기 창과 동서양이 뒤섞인 장식
먼저 고개를 들어 창유리를 살펴보십시오. 상당수가 굴 껍데기를 얇게 저며 나무 격자에 끼운 것입니다. 중국 남부의 전통 기법으로, 빛이 우윳빛으로 은은하게 걸러져 들어옵니다. 덕분에 사생활을 지키면서도 햇빛을 포기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순수한’ 광둥식 가옥이라면 있을 리 없는 요소를 찾아보십시오. 중국식 배치 사이사이에 이런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 일부 접견실의 서양식 천장과 몰딩
- 몇몇 창틀 주변의 인도풍 장식
- 안뜰과 안뜰 사이의 풍경을 동그랗게 담아내는 월동문
- 집 전체에 쓰인 영남 지방 특유의 색감인 회색 벽돌과 짙은 목재
공간 배치는 안뜰과 대청이 차례로 이어지는 중국의 원칙을 따릅니다. 반면 마감에서는 포르투갈과 인도, 중국의 장인들이 도구와 아이디어를 나누던 항구 도시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정부 주도의 복원 공사는 8년 가까이 걸렸고, 2010년에 다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수요일 휴관, 오후 6시 마감
운영 일정은 단순하지만 놓치기 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엽니다. 수요일은 휴관입니다. 바라 지구 일정을 짜신다면 수요일만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오후 6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아마 사원에서 늦은 오후 햇살을 즐기다가 저택으로 넘어오기는 어렵습니다. 저택을 먼저 보고 사원과 해안가는 그다음에 둘러보는 편이 좋습니다. 개관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가이드 투어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입장 관련 정보와 투어 시간은 바뀔 수 있으니 마카오 문화국 웹사이트를 확인하시거나 방문 당일 입구에서 문의하십시오.
릴라우 광장 가는 길
마카오에는 지하철이 없지만, 이제는 경전철이 아마 사원 근처의 바라역(Barra Station)까지 다닙니다. 역에서 골목을 따라 언덕길을 10분쯤 오르면 릴라우 광장이 나옵니다. 아마 사원·바라 종점에 서는 버스도 많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 걸어가신다면 20~25분 정도 걸립니다. 역사지구 탐방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성 아우구스티누스 광장과 돔 페드로 5세 극장, 성 로렌스 성당을 차례로 지나게 됩니다. 군데군데 경사가 가파르고, 길바닥은 전통 돌 포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택시 기사에게는 ‘카자 두 만다링’ 또는 ‘릴라우 광장’이라고 하면 통합니다. 말로 발음하기보다는 두 이름 중 하나를 글자로 보여 주는 편이 더 확실합니다.
안뜰을 거닐 때의 에티켓
이곳은 유리 진열장이 늘어선 박물관이 아니라 문화유산 건축물입니다. 지켜야 할 예절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 진행 중인 가이드 투어가 있다면 참여하십시오. 어느 채에서 어느 세대가 살았는지 설명을 듣지 않으면 집의 구조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 투어 시간과 제공 언어는 입구에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 표시된 동선을 벗어나지 마십시오. 오래된 나무 바닥과 문지방은 손상되기 쉽습니다. 높은 문턱은 밟지 말고 넘어가십시오.
- 플래시 없이 촬영하십시오. 굴 껍데기 창은 어차피 자연광에서 가장 아름답게 찍힙니다.
- 안쪽 방에서는 천천히 움직이십시오. 대청은 전시실이 아니라 생활 공간처럼 꾸며져 있으니, 문가에서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사람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곳의 일상 언어는 광둥어입니다. 직원에게 “음꺼이(고맙습니다)” 한마디만 건네도 반응이 사뭇 달라집니다. 안내판에는 중국어와 포르투갈어가 함께 적혀 있고, 해설 패널에는 대개 영어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릴라우 광장과 바라 지구의 볼거리
릴라우 광장은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포르투갈인 주거지 가운데 하나로, 반얀나무 그늘 아래 작은 분수를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릴라우 샘물을 마신 사람은 마카오를 영영 잊지 못하거나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이 현지에 전해집니다. 다만 원래의 샘은 지금 장식용 분수로만 남아 있으니 마시지 말고 눈으로만 감상하십시오.
저택에서 걸어서 금방인 거리에 다음 명소들이 모여 있어 한 번에 묶어 둘러볼 수 있습니다.
- 무어리시 배럭: 바라 언덕길(Calçada da Barra)에 있는 이슬람풍의 아케이드 건물
- 아마 사원: 마카오라는 도시보다 먼저 세워져 마카오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언덕 위 사원
- 성 로렌스 성당: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가운데 하나
- 성 요셉 신학교와 성당: 돔 천장이 있는 바로크 양식 실내가 인상적인 곳
만다린 하우스까지 더하면 역사지구 남쪽을 반나절에 알차게 도는 코스가 완성됩니다. 별도의 교통수단 없이 두 발로 충분히 다닐 수 있습니다. 만다린 하우스 관람 자체에는 1~2시간을 잡으시고, 투어에 참여한다면 시간을 조금 더 넉넉히 두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만다린 하우스의 휴관일은 언제입니까?
수요일에 휴관합니다. 나머지 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엽니다.
바라 지구의 만다린 하우스는 어떻게 갑니까?
경전철로 바라역까지 가거나 버스로 아마 사원 일대까지 간 뒤, 언덕길을 10분쯤 걸어 올라가면 릴라우 광장이 나옵니다. 저택은 광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안토니우 다 실바 골목에 있습니다. 세나도 광장에서는 성 로렌스 성당을 거쳐 걸어서 20~25분 걸립니다.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아야 합니까?
1~2시간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안뜰과 대청이 여러 개라 규모가 큰 편입니다. 가이드 투어를 들으면 시간이 더 걸리지만, 집의 구조를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가 있습니까?
네, 가이드 투어를 운영합니다. 현재 투어 시간과 제공 언어는 입구에서 문의하시거나 마카오 문화국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십시오.
근처에 함께 둘러볼 곳이 있습니까?
저택 바로 앞이 릴라우 광장입니다. 무어리시 배럭과 아마 사원, 성 로렌스 성당, 성 요셉 신학교도 모두 가까워서 반나절이면 걸어서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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