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웨스턴 로드 쪽 정문으로 들어서면
정문은 글래스고에서 손꼽히게 차가 많은 도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문을 지나면 잔디밭과 표본 수목이 양옆으로 늘어선 넓은 길이 시작되고, 차 소리도 금세 아득해집니다. 앞쪽 왼편으로는 유리와 철골을 곡선으로 엮어 하얗게 칠한 돔이 보입니다. 이 건물이 키블 팰리스(Kibble Palace)이며, 방문객 대부분이 가장 먼저 이곳을 찾습니다.
정원의 면적은 27에이커입니다. 도로 옆 평지에는 잘 정돈된 정원이 자리하고, 그 너머로는 켈빈강(River Kelvin)까지 땅이 가파르게 내려갑니다. 처음 온 방문객은 대개 위쪽 절반만 보고 돌아가지만, 걷기 좋은 길은 사실 비탈 아래쪽에 있습니다.
이 정원은 1817년 글래스고 왕립 식물학회(Royal Botanic Institution of Glasgow)가 만들었고, 1842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습니다. 오늘날에는 글래스고의 야외 명소 가운데 리뷰가 가장 많이 달리는 곳으로 꼽힙니다.
키블 팰리스 안으로
키블 팰리스가 처음 세워진 곳은 이곳이 아닙니다. 원래는 공학자 존 키블(John Kibble)이 롱호(Loch Long) 호숫가 쿨포트(Coulport)의 자택에 지은 개인 온실이었습니다. 1873년에 해체된 뒤 클라이드강을 거슬러 이곳으로 옮겨져 다시 세워졌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전면 복원을 위해 한 번 더 해체되기도 했습니다.
작은 돔 형태의 현관을 지나면 커다란 중앙 돔이 나타납니다. 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높은 유리 지붕 아래에서 자라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나무고사리
- 식물 사이사이에 놓인 대리석 조각상(대부분 빅토리아 시대 작품)
- 중앙 돔 아래의 둥근 연못
- 곡선형 바깥 통로를 따라 배치된 온대 식물
온실 안은 바깥보다 확실히 습하고 따뜻해서, 잿빛 하늘이 드리운 글래스고의 오후라면 더없이 반갑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안경이나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리니 닦을 천을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메인 레인지와 텃밭
키블 팰리스 뒤편에는 메인 레인지(Main Range)라는 길고 낮은 온실이 있습니다. 내부는 여러 개의 온실로 나뉘어 있고, 칸마다 기후가 따로 맞춰져 있습니다. 차례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문을 하나 지날 때마다 온도와 향기가 달라집니다. 난초와 베고니아를 비롯해 열대 경제 작물, 사막 다육식물 등을 모아 두었습니다.
바깥에는 관상용 화단 옆에 실제로 작물을 키우는 채소밭도 있습니다. 진짜 농작물이 줄지어 자라고 계절마다 모습이 바뀌어서, 보여 주기 위한 화단과는 색다른 신선함이 있습니다. 온실에서나 키울 수 있는 식물이 아니라 스코틀랜드 서부의 땅에서 실제로 자라는 작물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온실은 보통 정문보다 늦게 열고 일찍 닫습니다. 온실 관람을 일정에 넣으려면 먼저 글래스고 시의회의 식물원 페이지에서 이번 달 운영 시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무 아래 잠든 기차역
이 정원 아래에는 사라진 철도가 숨어 있습니다. 옛 글래스고 센트럴 철도(Glasgow Central Railway)의 보태닉 가든스역(Botanic Gardens station)은 1939년 여객 운행이 끝날 때까지 정문 옆에 있었습니다. 역사 건물은 1970년에 불타 없어졌지만, 터널과 승강장은 지금도 정원 땅 밑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강가 쪽 아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벽돌로 막아 둔 터널 입구와 옛 철길을 놓으려고 깎아 낸 땅이 눈에 띕니다. 그 사실을 알고 걸으면 숲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켈빈강으로 내려가는 길
잔디밭에서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켈빈강에 닿습니다. 정원은 이곳에서 켈빈 산책로(Kelvin Walkway)와 이어집니다. 강을 따라 남동쪽으로 가면 켈빈브리지(Kelvinbridge)를 지나 켈빈그로브 공원(Kelvingrove Park) 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반대 방향으로 가면 도심 밖까지 길게 이어지는 녹색 길이 펼쳐집니다.
비탈은 군데군데 가파르고 비가 온 뒤에는 질척해집니다. 젖은 낙엽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으시기 바랍니다.
오후 시간을 통째로 비울 수 있다면 강변을 따라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나들이가 웨스트엔드를 제대로 즐기는 하루로 바뀝니다. 켈빈그로브 미술관·박물관(Kelvingrove Art Gallery and Museum)과 글래스고 대학교(University of Glasgow)의 탑까지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가장 한적한 시간대
혼잡도 데이터를 보면 답은 분명합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오전 7시~10시와 오후 4시~6시가 가장 한산합니다. 현재 정문은 요일과 관계없이 매일 오전 7시에 열고 오후 6시에 닫습니다. 공원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므로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이번 달 시간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말 오전 11시~오후 4시는 되도록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간에는 잔디밭이 피크닉 인파로 가득 차고, 키블 팰리스 통로도 유모차로 북적입니다.
이른 아침에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온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실을 한적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평일 늦은 오후, 문을 닫기 전에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정원만 거닐 생각이라면 이른 아침만 한 때가 없습니다.
웨스트엔드에서 찾아가는 방법
가장 가까운 역은 글래스고 지하철 힐헤드역입니다. 글래스고 지하철은 순환선 하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너 서클(Inner Circle)과 아우터 서클(Outer Circle) 열차가 운행합니다. 역을 나와 바이어스 로드(Byres Road)를 따라 북쪽으로 걸으면 그레이트 웨스턴 로드와 만나는 교차로가 나옵니다. 정문은 이 교차로의 대각선 맞은편, 퀸 마거릿 드라이브(Queen Margaret Drive) 모퉁이에 있습니다.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온다면 켈빈브리지역에서 내려도 됩니다.
도심에서 그레이트 웨스턴 로드를 따라 오가는 버스도 많습니다. 주변 노상 주차 공간은 넉넉하지 않고 날씨 좋은 주말이면 금세 차 버리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수월합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남쪽으로 몇 분만 걸어 바이어스 로드나 자갈길이 깔린 애슈턴 레인(Ashton Lane)에서 식사를 하거나 한잔 즐기기 좋습니다.
웨스트엔드 주민들과 함께 쓰는 잔디밭
입장권도 없고 정문 앞에 줄을 설 일도 없습니다. 그냥 걸어 들어가면 되며, 정원 입장은 무료입니다. 온실 안에는 기부함이 놓여 있을 수 있고, 금액은 자유롭게 정하시면 됩니다.
알아 두면 관람이 한결 편해지는 에티켓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온실 통로는 좁습니다. 왼쪽으로 걷고, 키블 팰리스 돔 안의 인기 있는 자리에서는 오래 머물지 말고 비켜 주시기 바랍니다.
- 날씨가 맑으면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쓰레기는 꼭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 반려견도 정원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온실 입구의 안내판은 반드시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자전거: 강변 산책로는 보행자와 함께 쓰는 길입니다. 앞지를 때는 벨을 울리거나 말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 식물과 꺾꽂이용 가지도 식물원 소장품입니다. 눈으로만 보고 가져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글래스고의 날씨는 한 시간 안에도 바뀔 수 있습니다. 걷기 좋은 길의 절반이 탁 트인 야외에 있으니, 다른 명소보다 이곳에서 가벼운 방수 겉옷이 특히 중요합니다. 열대 온실은 바깥 산책로보다 훨씬 덥기 때문에 겹쳐 입을 옷도 챙기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글래스고 식물원이 가장 한적한 시간은 언제인가요?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7시~10시와 오후 4시~6시가 가장 한적합니다. 가장 붐비는 주말 오전 11시~오후 4시는 피하시기 바랍니다. 온실은 보통 정문보다 늦게 문을 여니, 온실까지 둘러보려면 평일 늦은 오후가 가장 좋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글래스고 식물원에 어떻게 가나요?
글래스고 지하철을 타고 힐헤드역에서 내립니다. 바이어스 로드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 그레이트 웨스턴 로드에 이르면, 길을 건너 퀸 마거릿 드라이브 모퉁이에 있는 정문으로 가시면 됩니다.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켈빈강 산책로를 따라 걸어온다면 켈빈브리지역도 가깝습니다.
글래스고 식물원은 얼마나 둘러봐야 하나요?
키블 팰리스와 메인 레인지 온실, 위쪽 잔디밭을 보는 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강변 산책로를 걷거나 켈빈 산책로를 따라 켈빈그로브 공원까지 가 보려면 반나절은 잡으시기 바랍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정문은 요일과 관계없이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엽니다.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바뀌며, 온실은 정원보다 운영 시간이 짧습니다. 방문 전에 글래스고 시의회의 식물원 페이지에서 최신 시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처에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있나요?
남쪽으로 몇 분만 걸으면 바이어스 로드와 애슈턴 레인이 나오며, 카페와 바가 많이 모여 있습니다. 켈빈그로브 미술관·박물관과 글래스고 대학교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웨스트엔드 거리를 지나가도 되고 켈빈강을 따라 걸어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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