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대성당
쿠타이시의 스카이라인에서 눈에 띄는 랜드마크는 단 하나입니다. 리오니강 둑이나 하얀 다리에 서면, 혹은 구시가지 대부분에서 북쪽 언덕을 바라보면 원뿔형 돔을 얹은 옅은 빛깔의 거대한 석조 건물이 보입니다. 이 건물이 바로 바그라티 대성당이며, 조지아어로는 ‘바그라티스 타자리(ბაგრატის ტაძარი)‘라고 부릅니다.
대성당은 통일 조지아의 첫 번째 왕인 바그라트 3세 시절, 11세기 초에 세워졌습니다. 북쪽 벽에 새겨진 비문에는 공사 연도가 1003년으로 적혀 있습니다. 당시 쿠타이시는 왕국의 수도였고, 이 성당은 수도의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건물의 정체
이 건물은 숱한 곡절을 겪었습니다. 그 사실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1692년 오스만 군대가 대성당을 폭파하면서 돔과 지붕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뒤 3세기 동안 높은 벽과 아치만 남은 채 지붕 없는 폐허로 서 있었습니다. 1994년에는 겔라티 수도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이후 정부가 추진한 재건 공사가 2012년에 끝나면서 돔과 지붕을 되찾았습니다.
이 복원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유네스코는 복원으로 유산의 진정성이 훼손되었다고 판단했고, 2017년에 바그라티를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겔라티는 그대로 목록에 남았습니다. 건물 바깥을 한 바퀴 돌 때 벽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 아랫부분과 창문·출입구 둘레에는 세월에 닳은 옛 석재가 남아 있고, 그 위에 새긴 장식도 볼 수 있습니다
- 벽 윗부분과 돔은 더 매끄럽고 밝은 빛의 새 석재로 채워져 있습니다
- 원래 건물의 십자형 평면은 지금도 경내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옛것과 새것이 나란히 놓인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 이곳 관람의 가장 큰 묘미입니다. 무엇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키메리오니 언덕 오르기
시내 중심에서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다비트 아그마셰네벨리 광장과 콜키스 분수에서 출발해 리오니강을 건넌 다음, 골목을 따라 바그라티 거리까지 올라가시면 됩니다. 15~20분 정도 걸립니다. 마지막 구간은 가파르고 군데군데 자갈이 깔려 있으니 미끄럼이 덜한 신발을 신으시기 바랍니다.
오르막이 부담스러우시다면 택시나 차량 호출 앱으로 정문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쿠타이시 국제공항에서 오시면 시내 중심을 먼저 지나게 됩니다. 그래서 바그라티는 쿠타이시에 도착해 처음 들르기에 좋은 곳입니다.
예배가 이어지는 성당 안에서
바그라티는 박물관이 아니라 지금도 예배가 열리는 조지아 정교회 대성당입니다. 마침 예배가 진행 중일 수도 있으니, 예배에 참석할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 노출을 삼가세요. 여성은 보통 머리를 가리고 치마를 입습니다. 남성은 반바지를 입지 않아야 합니다. 필요한 방문객을 위해 입구 근처에 두르개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목소리를 낮추고, 이콘 근처에서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충분히 공간을 내어 주세요. 현지인들은 들어서면서 가느다란 밀랍 초에 불을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성당 안에서 무엇이든 사진을 찍기 전에는 먼저 허락을 구하세요. 예배 중인 사제나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카메라를 들이대지 마세요.
- 일요일 오전에는 성찬 예배가 열립니다. 이때는 신자가 더 많아 자유롭게 둘러볼 공간이 줄어듭니다.
내부는 넓고, 바깥 모습에서 짐작하는 것보다 소박합니다. 지붕이 없던 시절에 원래 벽화가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오히려 빛과 공간의 웅장함입니다. 성당 자체에는 매표소가 없습니다. 헌금을 하고 싶으시다면 초를 꽂는 받침대나 헌금함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붐비는 시간을 피하는 방문 요령
이곳은 조지아 서부에서 손꼽히게 방문객이 많은 명소이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적하게 혼자 둘러볼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겔라티 수도원이나 프로메테우스 동굴, 사타플리아 동굴로 향하는 당일 투어 단체도 이곳에 자주 들르므로, 문을 연 직후에 도착하면 대개 단체보다 먼저 둘러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성당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에 문을 여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성당 운영 시간은 축일 전후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가실 예정이라면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름에는 석벽을 물들이는 저녁 햇살과 리오니강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 덕분에 늦게 찾아가도 충분히 보람이 있습니다. 언덕을 오르기에 가장 쾌적한 계절은 봄과 가을입니다.
경내 산책까지 포함해 45분에서 1시간 정도를 잡으세요. 성당 주변에는 바그라트 왕궁과 우키메리오니 성채의 낮은 유적이 흩어져 있습니다. 가장자리의 테라스에 서면 쿠타이시의 지붕들 너머 먼 언덕까지 가장 선명하게 내다보입니다.
쿠타이시의 다른 명소와 함께 둘러보기
바그라티는 쿠타이시 왕실 역사의 절반을 품고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북동쪽으로 약 11km 떨어진 겔라티 수도원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12세기 모자이크와 다비드 건설왕의 무덤이 남아 있습니다. 두 번째 행선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이며, 택시를 타면 반나절 코스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겔라티 근처 강 협곡 위에 자리한 모차메타 수도원도 같은 일정에 넣을 수 있습니다. 시내로 돌아와서는 언덕을 걸어 내려가 하얀 다리와 녹색 시장에 들러 보세요. 언덕을 오르내린 뒤 추르츠헬라와 이메레티 치즈, 갓 구운 빵을 맛보기에 이 시장만 한 곳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쿠타이시 시내 중심에서 바그라티 대성당까지 어떻게 가나요?
다비트 아그마셰네벨리 광장과 콜키스 분수에서 걸어서 출발해 리오니강을 건넌 뒤, 우키메리오니 언덕의 바그라티 거리까지 올라가시면 됩니다. 15~20분쯤 걸리며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가파릅니다. 택시나 차량 호출 앱을 이용하시면 정문 앞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는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에 문을 여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예배가 열리는 성당이라 종교 축일이나 계절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가실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복장 규정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지금도 예배가 열리는 정교회 성당이기 때문에 여성은 보통 머리를 가리고 치마를 입으며, 남성은 반바지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구에 두르개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그라티 대성당은 왜 유네스코 목록에서 제외되었나요?
이 대성당은 1692년 오스만 군대가 폭파한 뒤로 줄곧 폐허로 남아 있었습니다. 2012년에 재건이 끝나자 유네스코는 이 복원 공사가 유산의 진정성을 훼손했다고 판단했고, 2017년에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겔라티 수도원은 지금도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아야 하고, 근처에는 무엇이 있나요?
경내와 시내 전망대까지 둘러보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약 11km 떨어진 겔라티 수도원과 모차메타 수도원을 묶으면 반나절 코스로 알맞습니다. 언덕을 내려가 시내 중심으로 가시면 하얀 다리와 녹색 시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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