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부호를 위해 지은 석조 저택
임뱅크먼트 쪽에서 바라보면 작은 고딕 요새처럼 보입니다. 투 템플 플레이스는 1890년대에 윌리엄 월도프 애스터(William Waldorf Astor)의 부동산 관리 사무소로 지어졌습니다. 애스터는 당시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습니다. 설계는 교회 건축가로 더 잘 알려진 존 러프버러 피어슨(John Loughborough Pearson)이 맡았는데, 건물 곳곳에서 그 솜씨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외벽은 옅은 빛���의 포틀랜드석으로 마감했으며, 가파른 지붕과 문설주로 칸을 나눈 창이 눈에 띕니다. 지붕 선을 올려다보면 금빛 풍향계가 보입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타고 간 산타마리아호를 본뜬 것으로, 대서양을 건너온 애스터 자신의 뿌리를 기리는 장식입니다.
지금은 한 자선 단체가 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영국 각지의 박물관과 소장처에서 빌려 온 미술품으로 전시를 열고, 누구나 무료로 둘러볼 수 있게 저택을 개방합니다. 조용한 골목인 템플 플레이스에 숨어 있다 보니,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 그냥 지나치는 런던 시민도 많습니다.
내부: 참나무와 조각, 그리고 삼총사가 지키는 계단
현관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것이 나무 조각입니다. 그중 백미는 중앙 계단입니다. 계단 기둥에는 애스터가 아끼던 책인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속 인물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해머빔 지붕 아래로 그레이트 홀이 건물 끝에서 끝까지 이어집니다. 벽을 따라 둘러진 회랑에는 역사와 문학 속 인물을 새긴 조각이 줄지어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실내를 여러 빛깔로 물들입니다.
저택 자체가 워낙 화려해서 그림보다 건물에 눈길이 먼저 갈 정도입니다. 둘 다 볼 생각으로 일정을 짜세요.
- 계단: 기둥 조각과 난간에 새겨진 작은 인물상
- 그레이트 홀: 천장과 회랑의 조각
- 서재: 패널로 꾸민 작은 방들과 함께 보통 전시 작품이 가장 많이 걸리는 곳
- 외관: 외벽 조각과 풍향계는 길 건너편에서 봐야 가장 잘 보입니다
전시는 어떤가요
이 저택이 문을 여는 이유는 바로 미술 전시입니다. 시즌마다 공공이 소장한 영국 미술품으로 주제 기획전을 하나씩 엽니다. 런던 관광객은 좀처럼 보기 힘든 지방 박물관과 기록 보관소의 소장품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전시실이 가정집 규모라서 전시도 크게 펼쳐 놓기보다 알차게 추려 구성합니다. 작품 설명은 짧고 방도 몇 개 되지 않습니다. 1시간이면 여유 있게 볼 수 있지만, 설명을 모두 읽고 그레이트 홀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시간이 더 걸립니다. 지난 전시 주제와 이번 시즌 일정은 공식 웹사이트에 나와 있습니다.
템플 플레이스 가는 방법
지하철이 가장 편합니다. 디스트릭트선과 서클선이 서는 템플역(Temple)에서 나오면 바로 템플 플레이스이고, 같은 길을 따라 동쪽으로 몇 걸음만 가면 저택이 나옵니다.
걸어서 갈 경우, 저택은 스트랜드(Strand)와 템스강 사이에 있습니다.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에서 출발한다면 서머싯 하우스(Somerset House)를 지나 강변까지 내려간 다음 임뱅크먼트를 따라 동쪽으로 걸으면 됩니다. 블랙프라이어스(Blackfriars)에서는 임뱅크먼트를 따라 서쪽으로 오면 됩니다.
임뱅크먼트를 따라 강변 버스가 다니고, 스트랜드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노선이 지나갑니다. 저택에는 주차장이 없습니다. 어차피 런던 중심가는 차를 몰고 가기에 좋은 곳이 아닙니다.
평소에는 닫혀 있는 저택, 방문 시기 맞추기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입니다. 투 템플 플레이스는 일 년 내내 일반에 공개하는 곳이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연초 몇 달 동안 열리는 전시 시즌에만 문을 열고, 나머지 기간에는 행사와 대관 장소로 쓰입니다. 여름에 무작정 찾아가면 문이 잠겨 있기 일쑤입니다.
- 시즌부터 확인하세요. 공식 웹사이트에 매년 전시 기간과 개관일이 올라옵니다.
- 예약이 필요한지 알아보세요. 예약 방식은 시즌마다 바뀌므로 웹사이트에서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세요.
- 전시 초반에 가세요. 이곳 전시는 규모가 작은 데다 입소문이 나면서 막바지 몇 주에 붐비는 편입니다.
- 강연과 야간 개장 일정도 살펴보세요. 전시마다 함께 공지되며, 그레이트 홀이 실제 공간으로 쓰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 가방과 사진 촬영. 작품을 빌려준 소장처에 따라 전시마다 규정이 다르니, 지레짐작하지 말고 입구에서 직원에게 물어보세요.
계단에 멈춰 서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직원들도 익숙합니다. 마음껏 감상하되, 계단은 층을 오가는 주요 통로이니 한쪽으로 비켜서 주세요.
오후 한나절 코스로 즐기기
이 저택은 런던에서 건축 명소가 가장 빽빽하게 모인 구역에 있습니다.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빅토리아 임뱅크먼트 가든(Victoria Embankment Gardens): 강변을 따라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길쭉한 잔디밭으로, 야외 음악당이 있습니다
- 서머싯 하우스: 서쪽으로 몇 분 거리에 있으며, 안뜰과 코톨드 갤러리(Courtauld Gallery)가 있습니다
- 템플 교회(Temple Church)와 법학원(Inns of Court): 동쪽 골목을 따라가면 나오며, 원형 교회는 12세기에 지어졌습니다
- 왕립 재판소(Royal Courts of Justice): 스트랜드에 있는 또 하나의 빅토리아 시대 고딕 건축물입니다
- 워털루 다리(Waterloo Bridge): 런던에서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손꼽히는 강변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템플역에서 출발해 저택을 보고, 템플 골목을 지나 스트랜드로 올라갔다가 강변을 따라 돌아오는 코스는 천천히 걸어도 반나절이면 넉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투 템플 플레이스에는 어떻게 가나요?
디스트릭트선이나 서클선을 타고 템플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템플 플레이스이고, 같은 길을 따라 동쪽으로 몇 걸음만 가면 빅토리아 임뱅크먼트 옆에 저택이 있습니다.
투 템플 플레이스는 일 년 내내 문을 여나요?
아닙니다. 일반 공개는 주로 매년 열리는 전시 시즌에 이루어지며, 전통적으로 연초에 열립니다. 나머지 기간에는 행사와 대관 장소로 쓰입니다. 가기 전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올해 전시 기간과 개관일을 확인하세요.
관람 시간은 얼마나 잡으면 되나요?
1시간 정도면 전시와 조각 계단, 그레이트 홀까지 둘러볼 수 있습니다. 강연에 참석하거나 목공 장식을 꼼꼼히 살펴보고 싶다면 시간을 더 넉넉히 잡으세요.
미술 작품 말고 볼거리가 또 있나요?
건물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1890년대에 윌리엄 월도프 애스터를 위해 지은 네오고딕 양식 저택입니다. 참나무 패널, 삼총사 인물상이 새겨진 계단, 그레이트 홀의 해머빔 지붕, 지붕 위의 금빛 산타마리아호 풍향계를 놓치지 마세요.
근처에 함께 둘러볼 곳이 있나요?
서쪽으로 몇 분만 가면 빅토리아 임뱅크먼트 가든과 서머싯 하우스, 코톨드 갤러리가 있습니다. 바로 동쪽에는 템플 교회와 법학원이 있고, 왕립 재판소는 스트랜드에 면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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