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르마 대로를 누빈 해골들, 어느덧 10년
레포르마 대로(Paseo de la Reforma)는 볼거리를 펼치기에 안성맞춤인 거리입니다. 가로수가 늘어선 넓은 길 양옆으로 유리 빌딩과 청동 기념비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퍼레이드 날만큼은 이 길의 주인이 죽은 자들로 바뀝니다. 건물 몇 층 높이의 거대한 해골들이 군중 위에서 흔들거리는데, 땅에서 여러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움직입니다. 그 곁에서는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레이스로 치장한 카트리나(Catrina)들이 함께 걸어갑니다.
2026년은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Desfile de Día de Muertos)가 열 번째로 열리는 해입니다. 행사일은 명절보다 이틀 이른 2026년 10월 31일 토요일입니다. 티켓도 입장료도 없습니다. 무료 행사이므로 다른 관람객들처럼 길가 보도에 서서 구경하시면 됩니다.
007 영화에서 시작된 퍼레이드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풍습은 대부분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이 퍼레이드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개봉한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스펙터는 역사 지구(Centro Histórico)를 가로지르는 대규모 죽은 자의 날 행렬로 막을 엽니다. 하지만 당시 멕시코시티에는 그런 행사가 없었습니다. 이듬해 영화 속 행렬을 기대하고 찾아온 관광객들이 있었고, 시는 2016년에 자체 퍼레이드를 처음 열었습니다.
영화에서 비롯된 행사답게 연출도 대형 볼거리 위주입니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관절이 움직이는 거대한 칼라베라(calavera, 해골 두개골과 해골 인형)
- 멕시코 민속 공예에서 나온 상상 속 동물로, 화려한 색을 칠한 알레브리헤(alebrije)
- 이 명절을 상징하는 주황색 셈파수칠(cempasúchil, 마리골드) 꽃으로 꾸민 퍼레이드 차량
- 카트리나 분장을 한 무용수와 연주자, 의상을 갖춰 입은 행렬단
열 번째를 맞은 퍼레이드는 이제 멕시코시티가 이 계절을 기념하는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고 이어지는 며칠 동안 가족끼리 조용히 치르는 의식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두 전통은 지금도 나란히 이어집니다.
차풀테펙에서 소칼로까지, 구간별 안내
행렬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아갑니다. 출발점은 멕시코시티를 대표하는 대공원인 차풀테펙 숲(Bosque de Chapultepec) 근처입니다. 여기서부터 레포르마 대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도중에 지나는 글로리에타(glorieta)는 한가운데 기념비가 선 원형 교차로로, 독립 기념탑(Ángel de la Independencia)이 서 있는 곳도 그중 하나입니다.
행렬은 레포르마 대로 동쪽 끝에서 구시가지로 접어들어 소칼로(Zócalo)에서 끝납니다. 소칼로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과 국립궁전(Palacio Nacional)에 둘러싸인 거대한 돌 광장입니다. 경로가 몇 킬로미터나 되기 때문에 행렬 전체가 한 지점을 지나가기까지 꽤 오래 걸립니다.
구간마다 보는 맛이 다릅니다.
- 차풀테펙 인근 레포르마 대로: 시야가 가장 탁 트여 있고 자리도 가장 넉넉합니다.
- 독립 기념탑 주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곳입니다. 기념탑을 배경으로 퍼레이드 차량을 볼 수 있습니다.
- 역사 지구 진입 구간: 길이 좁아지고 식민지 시대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거대 인형들이 한층 더 크게 느껴집니다.
- 소칼로: 피날레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기 때문에 바리케이드 가까이 서지 않으면 제대로 보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관람 장소까지 가는 방법
퍼레이드 당일에는 레포르마 대로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이 대개 막힙니다. 따라서 지하철(Metro)을 타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이용하기 좋은 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풀테펙(Chapultepec, 1호선): 서쪽 출발 지점
- 이달고(Hidalgo, 2·3호선): 레포르마 대로 동쪽 끝과 알라메다 센트랄(Alameda Central) 인근
- 베야스아르테스(Bellas Artes, 2·8호선): 베야스아르테스 궁전(Palacio de Bellas Artes) 바로 옆
- 소칼로/테노치티틀란(Zócalo/Tenochtitlan, 2호선): 종착지 광장 바로 아래
경로 바로 위에 있는 역은 인파 관리 때문에 출구를 폐쇄하거나 일부만 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두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걸어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레포르마 대로에는 메트로부스(Metrobús)도 다니지만, 행렬이 지나가는 동안에는 이 구간 운행이 대개 원활하지 않습니다.
바리케이드 앞 자리 잡기
경로를 따라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며, 맨 앞줄은 먼저 온 사람이 차지합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보통 행렬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길가에 자리를 잡습니다. 접이식 의자와 간식을 챙겨 오고, 아이들은 이미 분장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 뒤로는 사람들이 몇 겹씩 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퍼레이드를 자주 보러 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합니다.
- 소칼로보다는 레포르마 대로에 자리를 잡습니다. 대로는 폭이 넓어 인파가 흩어지지만, 종착지인 광장은 수용 한계까지 사람이 들어찹니다.
- 의상을 입거나 얼굴 분장을 하고 갑니다. 카트리나 분장을 한 사람이 어디에나 있습니다. 경로 곳곳의 거리 예술가들은 걸음을 멈추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얼굴 분장을 해 줍니다. 해골 분장을 했다고 다시 쳐다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 페소로 잔돈을 챙깁니다. 노점상들이 인파 사이를 오가며 엘로테(옥수수), 음료, 설탕 해골, 종이꽃을 팝니다. 카드는 거의 받지 않습니다.
- 휴대폰과 지갑은 앞주머니에 넣습니다. 대도시의 큰 행사가 다 그렇듯 사람이 빽빽한 레포르마 대로에도 소매치기가 있습니다.
- 아이들은 맨 앞 길가에 앉힙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아이에게 자리를 비켜 줍니다. 스페인어로 “아이가 좀 지나가도 될까요?(¿Puede pasar el niño?)”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효과가 큽니다.
마지막 차량이 지나가면 군중은 대개 그 뒤를 따라 도심 쪽으로 걸어갑니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 소칼로로 가려면 이 인파를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퍼레이드는 멕시코시티 정부가 주최합니다. 매년 행사 경로와 시작 시각은 시 문화 담당 부서에서 공지합니다.
10월 31일은 서막일 뿐
처음 오는 여행자들은 퍼레이드 날짜 때문에 자주 헷갈립니다. 퍼레이드는 10월 31일에 열리지만, 정작 죽은 자의 날은 11월 1일과 2일입니다. 전통적으로 11월 1일에는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기리고, 11월 2일에는 어른들을 기립니다.
이 이틀 동안 도시는 차분하게 내면으로 향합니다. 가정과 시장, 공공건물마다 오프렌다(ofrenda)를 차립니다. 오프렌다는 마리골드와 촛불, 사진, 판 데 무에르토(pan de muerto), 그리고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겹겹이 올린 제단입니다. 명절 무렵에는 소칼로에 대형 공공 오프렌다가 설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묘지는 무덤을 꾸미는 가족들로 가득합니다.
촛불을 밝히고 묘지에서 밤을 새우는 풍습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산안드레스 믹스킥(San Andrés Mixquic)입니다. 이곳은 도시 남동쪽 끝에 있는 틀라우악(Tláhuac) 구에 속합니다. 소치밀코(Xochimilco) 운하에서도 죽은 자의 날 행사가 열립니다. 토요일에 퍼레이드를 보고 이런 조용한 의식까지 둘러보며 긴 주말을 꽉 채워 보내는 여행자가 많습니다.
주말 여행으로 즐기기
퍼레이드 경로 주변에는 오후 한나절을 보낼 만한 곳이 많습니다. 차풀테펙 숲에는 국립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과 차풀테펙 성이 있습니다. 반대편 끝의 소칼로 바로 옆에는 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 유적과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이 있습니다.
두 지점 사이, 레포르마 대로가 구시가지와 만나는 곳에는 알라메다 센트랄과 베야스아르테스 궁전이 있습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는 시내 곳곳의 빵집에 판 데 무에르토가 나옵니다. 설탕을 뿌리고 뼈 모양 반죽을 얹은 달콤한 빵으로, 여행자 대부분이 한 번 이상 먹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26년 멕시코시티 죽은 자의 날 대퍼레이드는 언제 열리나요?
열 번째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Desfile de Día de Muertos)는 2026년 10월 31일 토요일에 열립니다. 죽은 자의 날 본 명절은 그다음 날부터 이어지는 11월 1일과 2일입니다.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를 보려면 티켓이 필요한가요?
아니요. 무료 행사이므로 티켓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경로를 따라 설치된 바리케이드 앞 보도에서 구경하시면 됩니다.
퍼레이드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차풀테펙(Chapultepec)에서 출발하여 레포르마 대로(Paseo de la Reforma)를 따라갑니다. 독립 기념탑(Ángel de la Independencia)을 지나 역사 지구(Centro Histórico)로 들어선 다음 소칼로(Zócalo)에서 끝납니다. 퍼레이드는 멕시코시티 정부가 주최하며, 해마다 정확한 경로는 시 문화 담당 부서에서 공지합니다.
퍼레이드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어디인가요?
출발 지점은 차풀테펙(Chapultepec, 1호선)역이 가깝습니다. 레포르마 대로 동쪽 끝은 이달고(Hidalgo, 2·3호선)역과 베야스아르테스(Bellas Artes, 2·8호선)역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종착지 바로 아래에는 소칼로/테노치티틀란(Zócalo/Tenochtitlan, 2호선)역이 있습니다. 다만 경로 위에 있는 역은 인파 관리를 위해 출구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근처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죽은 자의 날 무렵 멕시코시티에서 또 무엇을 즐길 수 있나요?
11월 1일과 2일에는 도시 곳곳에 오프렌다(제단)가 차려집니다. 소칼로에도 대형 공공 제단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라우악(Tláhuac) 구의 산안드레스 믹스킥(San Andrés Mixquic)은 촛불을 밝히고 묘지에서 밤을 새우는 풍습으로 유명합니다. 소치밀코(Xochimilco)에서도 죽은 자의 날 행사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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